▲ 김세영과 고진영, 김효주, 박인비(왼쪽부터)가 7월 31일 일본 출국 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세영 SNS
[스포티비뉴스=도쿄, 정형근 기자] 모든 메달 싹쓸이. 양궁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의 ‘숨은 효녀종목’ 여자골프 이야기다.

‘골프 여제’ 박인비(33)를 주축으로 김세영(28)과 고진영(26), 김효주(26)가 뭉친 여자골프 어벤져스가 4일 일본 사이타마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도쿄올림픽 골프 여자 1라운드를 출발한다. 골프 강국의 자존심을 다시 전 세계로 알릴 절호의 기회다.

금메달 하나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는 황금 라인업이다. 먼저 세계랭킹 4위 박인비는 골프가 112년 만에 정식종목으로 돌아온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를 기록하고 정상을 밟았다. 그러면서 4대 메이저대회와 올림픽 금메달 석권을 뜻하는 ‘골든 그랜드슬램’ 달성의 꿈도 이뤘다.

5년이 흐른 지금에도 기량은 여전하다. 박인비는 그간 크고 작은 부상을 이겨내고 골프 여제로서의 위업을 뽐냈다. 한때 세계랭킹이 10위권 바깥으로 밀려났지만, 지난해 ISPS 한다 위민스 호주오픈과 올해 KIA 클래식 우승을 앞세워 순위를 끌어올려 도쿄행 티켓을 따냈다. 이번 대회 목표는 당연히 올림픽 2연패다.

신지애와 박인비, 유소연, 박성현의 뒤를 이어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의 명맥을 이은 고진영도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2018년 LPGA 투어로 진출한 뒤 통산 8승을 올린 고진영은 가장 높은 세계랭킹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비록 최근 넬리 코다에게 1위는 내줬지만, 실력과 컨디션에선 가장 앞선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아이언샷의 정확도가 요구되는 이번 코스에선 고진영의 날카로움이 더욱 빛날 수 있다는 평가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박인비와 함께 뛰었던 세계랭킹 4위 김세영은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을 노린다.

김세영은 당시 대회에서 조금은 자존심이 상했다. 함께 출전했던 박인비가 1위, 양희영이 4위, 전인지가 공동 13위를 기록한 반면, 본인은 가장 낮은 공동 25위로 첫 올림픽을 마쳤기 때문이다.

귀중한 경험을 쌓은 김세영은 올림픽 재출전 의지를 불태웠고, 이번 대회에서 명예 회복을 노린다. 모든 일정과 컨디션을 도쿄올림픽을 위해서 맞출 만큼 집념이 강한 상태다.

마지막 주자인 세계랭킹 6위 김효주는 어린 시절부터 골프 천재로 불렸다. 같은 또래인 고진영과 백규정 등과 비교해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고, KLPGA 투어와 LPGA 투어에서 이를 입증했다.

비록 20대 초반으로 접어들면서 잠시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최근 감각을 되찾았고, 세계랭킹을 높게 끌어올리면서 생애 첫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현재 감각은 좋다.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단 한 차례도 컷 탈락하지 않았다. 4월에는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도 가져갔다.

▲ 박인비와 고진영, 박세리 감독, 김세영, 김효주(왼쪽부터). ⓒ연합뉴스
이들의 곁에는 든든한 조력자도 있다. ‘골프 여왕’ 박세리 감독이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도 사령탑을 맡았던 박 감독은 선수 시절 쌓은 노하우와 지난 대회 경험을 살려 올림픽 금메달을 다시 따내겠다는 각오다. 골프 여왕의 존재만으로도 국가대표 선수들에겐 큰 힘이 된다.

한편 이날 1라운드에서 고진영은 오전8시14분 하타오카 나사, 넬리 코다와 출발하고, 박인비는 오전 8시41분 리디아 고, 펑샨샨과 티오프한다.

이어 김효주는 오전 10시25분 아리야 주타누간, 카를로타 시간다와 1번 홀을 밟고, 김세영은 오전 10시36분 다니엘 강, 한나 그린과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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