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레버 스토리.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콜로라도 로키스의 거포 유격수 트레버 스토리는 트레이드마감일 31일(한국시간)이 3일 앞으로 다가왔을 때부터 마음의 준비를 시작했다. 자신이 트레이드될 거라 예감했고, 마지막날 밤에는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흠칫 놀랐다. 괜히 신경이 쓰일까 싶어 트위터도 그만두려 했는데, 기차가 연착되면서 남는 시간이 생기는 바람에 그렇게 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8월에도 그는 콜로라도 로키스 선수다. 콜로라도는 이번 트레이드 마감일까지 유력한 이적 후보였던 스토리와 존 그레이를 남겨뒀다. 많은 이들이 패배의 수렁에 빠진 콜로라도가 두 선수를 포기하고 유망주를 채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구단은 움직이지 않았다. 콜로라도는 이들에게 퀄리파잉오퍼를 제시한 뒤 선수의 의지에 따라 1년 더 함께 하거나 보상픽을 받는 소극적인 방안을 택했다.

미국 디애슬레틱 니 그로크 기자는 "내 기억에 스토리는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트레이드가 유력한 선수였다"며 "하비에르 바에스(컵스→메츠), 트레이 터너(워싱턴→다저스), 프레디 갈비스(볼티모어→필라델피아)는 트레이드됐다. 모두 유격수다"라고 했다.

뉴욕 양키스 등 몇몇 구단이 스토리 영입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과는 잔류였다. 스토리는 디애슬레틱에 "혼란스러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뭔가 기대하고 있었다. 이 상황에 대해 뭐라고 할 말이 없다"고 했다. 

그로크 기자는 이 감정을 '놀란 아레나도(세인트루이스)가 느꼈던 것과 비슷한 실망감'이라고 표현했다.당장 성적을 낼 생각이 없는 팀에서 계속 뛰어야 하는 회의감이다. 콜로라도는 4일 현재 47승 60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다. 그렇다고 미래를 위한 투자를 감행하는 것도 아니다. 

아레나도는 구단과 갈등을 빚다 세인트루이스로 트레이드됐고, 콜로라도는 젊은 선수들을 얻었다. 대신 구단은 흔들렸다. 제프 브리디치 전 단장이 물러났다. 콜로라도는 또 한번 심리적으로 최선을 다하기 어려운 상태에 놓인 선수와 남은 시즌을 같이 해야 한다. 아레나도와 달리 스토리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어 팀을 떠날 가능성이 커졌다.

스토리는 "마음을 비우려 한다. 경력이 쌓일수록 야구의 비즈니스적 측면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지금은 결정이 내려졌으니, 야구를 하는 것이 내 몫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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