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수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도쿄, 맹봉주 기자] 한국 남자 탁구 대표팀이 세계 랭킹 1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한국은 4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탁구 남자 단체전 4강전에서 중국에 0-3으로 패했다. '역대 최강' 전력으로 평가받는 중국에 막혀 단체전 결승행이 아쉽게 무산됐다.

그러나 세 번째 단식 대결에 나선 '맏형' 이상수(31, 삼성생명) 투혼은 눈부셨다. 당대를 넘어 역대 최고 선수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마룽(33, 중국)을 맞아 풀세트 접전을 펼쳤다.

세트스코어 2-3으로 지긴 했지만 0-2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막판 뒷심을 발휘, 풀세트까지 끌고 간 집념이 놀라웠다.

이상수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너무 생각이 많았다. 승부처에서 세밀하지 못했던 게 (마룽 전) 패인"이라면서 "탁구 선수는 그 지점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단순하게 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너무 아쉽다"며 고개를 떨궜다.

"마룽과 이런 호각세는 예전에도 몇 차례 있었다. 오늘(4일) 비록 졌지만 플레이는 괜찮았던 것 같다. 자기보다 하위 랭커에겐 안전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마룽을 맞아 적극적으로 공격하자 맘먹은 게 주효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이상수 눈은 이제 3·4위 결정전을 향한다. 오는 6일 일본-독일 전 승자와 시상대 셋째 칸을 놓고 격돌한다.

이상수는 "이튿날 동메달 결정전인데 자신 있다. 누가 올라오든 우리가 준비한 걸 다 보여 주면 메달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연습한대로만 하자고 (멘털을) 다잡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날 패했지만 5년 전 끊긴 올림픽 메달은 여전히 겨냥한다. 한국 남자 탁구는 단체전이 처음 도입된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동메달, 2012년 런던 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선 중국, 일본, 독일에 밀려 입상에 실패했다.

리우 대회에선 부진했지만 이후 반등 계기를 마련했다. 2018년 스웨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단체전 동메달,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은메달을 수확해 부활 청신호를 켰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남녀 통틀어 올림픽 4개 대회 연속 개인전 노메달에 그쳤다. 개인전에 출전한 모든 선수가 8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나선 단체전. 남자 대표팀은 16강에서 슬로베니아를 따돌리고 산뜻한 출발을 알린 데 이어 8강서도 세계 랭킹 5위 브라질을 잡고 좋은 흐름을 이어 갔다.

그러나 현 세계랭킹 1~3위로 이뤄진 '만리장성'을 끝내 넘지 못하고 아쉽게 결승행이 불발됐다. 이날 오후 열리는 일본-독일 전 승자를 상대로 5년 만에 단체전 메달 획득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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