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경
[스포티비뉴스=도쿄, 정형근 기자] 2019년 7월 7일(이하 한국 시간).

리오넬 메시(34, 아르헨티나)는 대표 팀 커리어 최악의 시련과 마주했다.

칠레와 싸운 2019년 남미축구연맹 코파 아메리카 3·4위 결정전에서 14년 만에 A매치 퇴장을 명 받았다.

2-0으로 앞선 전반 36분. 메시는 칠레 가리 메델(33, 볼로냐)과 충돌해 신경전을 벌였다. 둘은 몇 차례 가슴을 들이받는 등 격렬히 언쟁했다.

주심은 뒷주머니에서 레드카드를 꺼내 메시와 메델 둘 다 퇴장시켰다. 아르헨티나는 남은 시간 추격골을 내주긴 했으나 리드를 지키는 데 성공,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하나 메시 분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경기 뒤 언론 인터뷰에서 "코파 아메리카는 부패했다. 올해 대회는 개최국 브라질 우승에 초점이 잡힌 (결말이 정해진) 이벤트"라며 남미축구연맹을 맹비난했다. 3위 시상식에도 불참했다.

아르헨티나 언론은 메시를 거세게 질타했다. 세계 축구계 슈퍼스타로 10년 넘게 군림한 그이지만 여전히 메이저 국가대항전 타이틀이 없는 점을 꼬집었다.

여기에 남미축구연맹을 지적하고 시상식에 불참하는 등 멘털 부문마저 아쉬운 모습을 보이자 여론이 폭발했다.

이즈음 메시가 "클럽에서와 달리 대표 팀에선 열심히 뛰지 않는다"는 황당한 비판까지 듣게 된 배경이다.

올해 메시는 무거운 짐 하나를 내려놓았다. 월드컵, 코파 아메리카 통틀어 10번째 도전 만에 '남미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무관의 한을 깼다.

펠레(80, 브라질) 고 디에고 마라도나(1960~2020)와 다투는 역대 최고 축구 선수 논쟁에 설득력 있는 근거를 회칠하는 데 성공했다.

▲ 리오넬 메시(우승컵에 입맞춤하는 이)

김연경(33, 중국 상하이)을 가리키는 별명 가운데 하나가 '배구계 메시'다.

배구계 메시도 과연 축구의 메시처럼 올여름 마지막 남은 숙제를 풀 수 있을까. 

커리어 후반부에 진입한 서른세 살 김연경에게 올림픽 메달은 여전히 이루고픈 절실한 꿈이다. 지난달 9일 출국 인터뷰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만 7번을 반복한 이유도, 지난해 6월 11년 만에 V리그 복귀를 결정한 이유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예선을 앞두고 구단의 무릎 수술 권유를 마다한 이유도, 모두 올림픽 메달을 위해서였다.

공교롭게도 김연경과 메시는 나란히 2005년부터 국가대표 생활을 시작했다. 김연경은 불과 열일곱 나이에 시니어 대표 팀에 승선했고 메시는 열아홉 살에 라 알비셀레스테(La Albiceleste·흰색과 하늘색) 유니폼을 입었다.

메시가 그토록 바란 국가대항전 메이저 트로피 꿈을 16년 만에 이뤘듯 김연경 역시 도쿄 시상대를 꿈꾼다. 한국은 6일 오후 9시 브라질을 상대로 도쿄올림픽 결승 진출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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