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시절 강정호.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유격수로 좋은 기록을 남겼고, 피츠버그 라인업에 무게를 더해주는 타자였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빅리그 루키 시즌을 보내고 있는 박효준(25)을 지켜보던 미국 현지 중계진이 강정호(34) 떠올렸다. 박효준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 더블헤더 제1경기에 1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2삼진 1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하며 14-4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피츠버그 전담 방송 'AT&T 스포츠넷'의 해설위원으로 닐 워커(36)가 나섰다. 워커는 2009년 피츠버그에서 빅리그에 데뷔해 2015년까지 주전 2루수로 활약하다 2016년 뉴욕 메츠로 이적했고, 이후 밀워키 브루어스, 뉴욕 양키스, 마이애미 말린스,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계속해서 팀을 옮기며 기회를 엿보다 지난 4월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이날 처음 마이크를 잡고 해설위원으로 데뷔했다. 

박효준이 5회말 타석에 들어섰을 때 캐스터 그렉 브라운은 과거 피츠버그에서 뛴 한국인 선수들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브라운은 "박효준은 피츠버그에서 뛰는 3번째 한국인 선수다. 먼저 박찬호(2010년)가 있는데, (피츠버그보다는) LA 다저스에서 오래 뛴 훌륭한 투수였다"고 입을 열었다. 

그리고 강정호 이야기를 시작했다. 브라운은 "최근 사례로는 강정호가 있다"며 강정호가 크게 다쳤을 때 기억을 떠올렸다. 강정호는 2015년 9월 18일 시카고 컵스와 홈경기에 4번타자 유격수로 나섰다가 2루수 땅볼을 병살타로 처리하려는 도중에 1루주자 크리스 코글란의 태클에 걸려 왼쪽 무릎 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그해 강정호가 126경기에서 타율 0.287(421타수 121안타), 15홈런, 58타점으로 활약하며 내셔널리그 올해의 신인 투표 3위에 오른 것을 고려하면, 더더욱 아쉬움이 큰 부상이었다. 

▲ 은퇴 후 해설위원으로 데뷔한 닐 워커.
브라운이 "강정호가 다쳤을 때 어디 있었나"라고 묻자 워커는 "나도 그날 경기에 2루수로 뛰고 있었다. 강정호는 유격수였고, 다치는 장면을 직접 봤다. 코글란으로 기억하는데, 정말 팀에 큰 손해였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워커는 "강정호는 처음에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에게 적응하느라 천천히 시작했지만, 엄청난 시즌을 보냈다. 메이저리그 유격수로 좋은 기록을 남겼고, 우리 라인업에 무게를 더해주는 타자였다"고 덧붙였다. 

박효준은 워커의 설명이 끝난 뒤 좌전 안타로 이날 2번째 안타를 신고했다. 

강정호는 지금도 미국 현지 중계진이 추억할 정도로 메이저리그에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스스로 발목을 잡았다. 2016년 부상 복귀 후 10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5, 21홈런, 62타점으로 활약하며 반등하는 듯했지만, 2016년 12월 개인 3번째 음주운전을 저질러 2017년 시즌을 접었다. 2018년 3경기, 2019년 65경기에 나서며 재기를 노렸으나 예전 같은 화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피츠버그 유니폼을 벗었다. 이후 국내 복귀를 추진하다 은퇴를 선택했다. 

한편 워커는 이날 안정적이고 깊이 있는 해설로 호평을 들었다. 피츠버그 지역지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는 '워커는 이미 여러 해 해설을 해봤던 사람 같았다'고 했다. 

워커는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처음이라 정말 정말 즐기면서 했다. 해설을 듣는 사람들은 조금 더 많은 스토리를 듣길 원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해설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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