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아리엘 미란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보면 운동을 정말 많이 한다. 너무 많이 하는 것 같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지난 2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더블헤더 제1경기에서 클리닝타임 때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32)가 헛구역질과 구토를 해 놀랐다. 걱정스럽게 미란다를 보는 장면이 TV 중계 화면에도 잡혔다. 김 감독은 교체해야 하는 상황으로 판단했는데, 미란다는 고개를 젓고 다시 마운드로 향했다. 

미란다는 "낮 경기라 아침을 안 먹었는데, 당이 떨어진 건지 모르겠다. 지금은 괜찮다"고 당시 몸 상태를 설명했다.  

김 감독은 "5회 끝나고 더위를 먹었는지 안 좋더라. 투수를 바꿔야 하는 상황인 것 같았는데, 본인이 괜찮다고 하고 가더라. 아주 중요한 상황이었는데 미란다가 잘 던졌다. 덕분에 더블헤더 첫 경기를 이겼다"고 설명했다. 

미란다는 컨디션이 100%가 아닌 상황에서도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7이닝 3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7-0 완승을 이끌어 시즌 10승(4패)째를 챙겼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9km로 평소보다는 떨어져 있었지만, 포크볼을 적재적소에 잘 활용하면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어 나갔다. 

김 감독은 그래도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냈다. 평소 미란다가 투수 치고는 운동량이 많다는 것. 김 감독은 "호텔 자기 방에서도 보면 웨이트트레이닝을 정말 많이 한다. 저렇게 하면 양이 너무 많지 않냐고 했더니 줄인 건데도 굉장히 많이 한다. 거의 캠프 때 하는 양이다. 이렇게 해야 좋은 선수들도 있다. 하나의 루틴 같은 건데, 그래도 투수치고는 조금 많은 것 같다"며 몸에 이상 신호가 온 원인은 아닐지 추측했다. 

미란다는 김 감독의 우려와 관련해 "오랫동안 해온 루틴이다. 개인 트레이너를 만나고부터 시작했다. 시즌은 길기 때문에 이렇게 운동을 하면서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 같다. 운동을 많이 한다고 느끼진 않는다"고 생각을 밝혔다. 

다르게 보면 엄청난 운동량 덕에 컨디션과 상관없이 경기마다 7이닝씩 버티고 있는지도 모른다. 미란다는 6월부터 10경기에 등판하는 동안 지난 14일 고척 키움전 6이닝 투구 단 한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7이닝 이상 던져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기록했다. 8이닝 이상 투구는 2차례 있었다. 시즌 19경기 통틀어 115⅔이닝으로 NC 드류 루친스키와 부문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1위 키움 에릭 요키시가 20경기에서 120이닝, 2위 kt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21경기에서 116⅓이닝을 던졌다.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13개로 공동 1위 투수들보다 1개 부족한 4위지만, 퀄리티스타트+는 9개로 단독 1위다. 미란다는 "퀄리티스타트 기록은 선발투수가 임무를 완수했다는 뜻이다. 계속해서 임무를 완수하고 싶다. 다음 경기도 루틴대로 준비를 잘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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