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수가 1년 만에 전북 현대 복귀전을 치렀다. 선발 풀타임이라는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전북 현대
▲ 김진수가 1년 만에 전북 현대 복귀전을 치렀다. 선발 풀타임이라는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전북 현대

[스포티비뉴스=전주, 이성필 기자] 전북 현대 왼쪽 측면 수비수 김진수(29)는 지난해 8월 말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로 이적했다. 거액의 이적료를 전북에 안기고 간 '효자 이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아킬레스 파열 부상으로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축구계 일부에서 김진수의 상태를 알고 있던 이들은 "복귀가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김진수는 재활 기간이 상당히 길었다.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무릎 수술을 받아 엔트리에도 합류하지 못했던 기억도 생생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까지 확진, 정말 다양한 경험을 했다. 그런 김진수를 전북은 지난 7월 임대 영입했다. 1년 6개월이라는 꽤 긴 기간이다. 호펜하임(독일)에서 뛴 경험이 있는 김진수는 분명 최고의 기량을 보일 수 있는 정상급 왼쪽 측면 수비수다.

김진수가 재활하는 동안 전북은 최철순, 이주용의 부상으로 애를 먹었고 태국 국가대표 사살락을 영입했다. 그런데 전북 유스 출신 박진성이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고 K리그로 기세를 이어왔다.

출전이 쉽지 않았지만, 김진수는 이를 악 물었다. 전북 관계자는 "김진수가 겉으로 보면 참 유쾌한데 은근히 독종이다. 훈련을 정말 열심히 한다"라고 전했다.

김진수는 1년여 만에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28라운드 수원FC전에 선발로 나섰다. 김상식 감독은 경기 전 "90분 소화 여부는 모르지만, 능력이 많다. 송민규와 호흡해 측면 공략을 잘해주기를 바란다"라고 기대했다.

초반 조심스럽게 뛰던 김진수는 파울을 유도하는 등 지능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왼발잡이라 왼발 패스라고 생각했던 시점에는 오른발 패스로 허를 찔렀다. 2-2로 비기기는 했지만, 괜찮은 장면을 몇 차례 보여줬던 김진수다.

그는 "정말 오랜만에 경기에 뛰었다. 아프지 않고 마무리를 잘해서 감사하다. 경기 출전 여부를 떠나 이겼어야 했는데 비겨서 아쉽다"라고 말했다. 전북 관계자는 "정말 풀타임 소화가 쉽지 않았다더라.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풀타임이 오래 전이라 그렇더라"라고 덧붙였다.

눈물이 많은 김진수다. 감동의 순간에는 꼭 운다. 그는 "원래는 울려고 했다. 후반에 교체, (벤치로) 들어갔으면 눈물을 흘렸을 것 같다"라며 웃은 뒤 "(팀 전체가) 저에게 분위기도 맞춰주고 도움도 주시더라. 부담감보다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마무리하자고만 생각했다. 저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부상 악령은 김진수를 오래 괴롭혔다. 그는 "제가 다치면서 부정적으로 이야기한 사람이 많았다. 저도 잘 알았다. 다시 잘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저 스스로도) 의심을 갖고 있었다. 물론 많은 선수가 저보다 심하게 다친 경우도 있었다. 다른 선수에게 희망이 되고 싶어 재활을 열심히 했다. 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지우반 피지컬 코치, 감독님, 구단 모든 분들에게 고맙다. 부상자여도 저를 받아줬다. 제가 중간에 합류하니 선수들이 부담이 많이 됐겠지만 감사하다"라고 감동을 표현했다.

전북은 누가 뛰어도 우승을 만들 선수단을 보유했다. 그는 "제가 전북에 있고 없고를 떠나 (전북이) 우승을 못 하는 팀이 아니다. 지금까지 이 성적을 유지하고 있지 않나. (박진성, 사살락, 최철순 등) 그들이 경기하는 것을 보면서 동기 부여가 됐다. '제가 당연히 주전이야'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다. 사살락과도 같이 운동을 해보니 스스로 여기 오래 있고 싶다고 한다. 한국 음식도 먹더라. (최)철순이형은 전설이다. 제 할 일만 잘하면 된다"라며 강한 승리욕을 보였다.

공교롭게도 2019년 12월 동아시아 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이후 A대표팀과 인연이 없다. 9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는 이기제(수원 삼성), 홍철(울산 현대)이 선발됐다.

월드컵괴 인연이 없는 김진수에게는 분명한 동기부여다. 10, 11월 경기에도 충분히 호출 가능하다. 물론 전북에서 경기 체력을 쌓고 기량을 보인다는 조건이 필요하다.

그는 "우리팀 (이)용이형을 보면서 동기부여가 생긴다. 정말 대단하다. 측면이 없다고들 만하지만, 우리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같은 팀에서 이용(35), 최철순(34)은 나이가 있지만, 대표팀도 오간다. 솔선수범하고 있다. 그들 나이대까지 운동을 하고 싶다. 선수로서 월드컵 두 번이나 가지 못했다. 최종예선을 가고 안 가고를 떠나 이번 9월 경기를 지켜보면서 응원하겠다"라며 강한 복귀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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