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영화 '보이스'(감독 김선 김곡)와 '기적'(감독 이장훈)이 나란히 개봉하며 추석 대전의 시작을 알렸다. 예매율 차이는 근소한 편. 이날 오전 9시30분 현재 기적이 25.6%로 1위를 달리고 있는 한편 '보이스'는 22.2%로 그 뒤를 쫓고 있다. 재개봉한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12.6%를 기록중인 가운데 '극장판 포켓몬스터: 정글의 아이, 코코', '인질',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모가디슈'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예매율로 보나 기대감으로 보나, '보이스'와 '기적' 두 편이 올해 추석의 대표주자. 컬러며 재미가 완전히 다른 두 편이 어떻게 관객에게 다가갈지 색다른 관전포인트다.
'보이스'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덫에 걸려 모든 것을 잃게 된 서준(변요한)이 빼앗긴 돈을 되찾기 위해 중국에 있는 본거지에 잠입, 보이스피싱 설계자 곽프로(김무열)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 긴박하며 떄론 섬뜩하기도 한 범죄액션물이다. 한해 피해 금액이 7000억 원을 넘어섰다는 보이스피싱 조직을 실감나게 구현해 내 보는 맛과 긴장감이 남다르다. 몸을 던져 액션을 펼친 변요한, 뻔뻔하며 무시무시하게 평범한 이들을 파고드는 보이스피싱범 김무열의 대비가 흥미롭다.
'기적'은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인 준경(박정민)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 한국 최초의 민자역사 양원역이 모티프다. 따뜻하고 뭉클한 이야기,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반전의 매력으로 다가가는 작품이다. 감동을 맛보고 싶은 가족 관객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추석의 가족영화이기도 하다. 배우 박정민, 임윤아, 이성민 그리고 이수경이 적재적소에서 활약했다.
일상으로 파고든 범죄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쫄깃한 긴장을 맛보려는 관객, 눈물샘을 자극하는 감정의 파고를 맛보고픈 관객이 입맛대로 선택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 흥미로운 대결이다. 확연히 개성이 다른 만큼 쌍끌이 흥행도 기대해볼 법하다.
'모가디슈'와 '싱크홀', '인질'이 차례로 개봉해 소기의 성과를 이끌어냈던 여름에 이어 벌어지는 한국영화 대전의 결과가 관심이 쏠린다. 마블 히어로물 '샹치와 텐 링즈의 비밀', 포켓몬스터와 짱구를 앞세운 어린이 애니메이션, 그리고 여운이 여전한 세 여름영화의 흥행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