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입단을 앞둔 김세민과 조세진, 한태양(왼쪽부터)이 15일 대구시민구장에서 진행된 U-18 야구대표팀 소집훈련을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구, 고봉준 기자
[스포티비뉴스=대구, 고봉준 기자]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간 2박3일이었다. 학창시절 마지막 수학여행을 마친 고등학생들은 사진과 동영상으로 저마다의 추억을 남기느라 여념이 없었다.

U-23 야구대표팀과 U-18 야구대표팀의 평가전이 끝난 15일 대구시민구장. 이날 경기를 시작으로 U-23 야구대표팀은 23일 멕시코에서 개막하는 제3회 세계야구선수권대회(U-23 야구월드컵) 여정을 시작한 반면, 제30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가 코로나19로 취소된 U-18 야구대표팀은 아쉬움 속에서 해단식을 진행했다.

대회가 열렸다면 지금쯤 미국에서 한창 경기를 치르며 청소년 국가대표로서 마지막 추억을 쌓았을 U-18 선수들은 이날 형들을 상대로 7-1 대승을 거둔 뒤 삼삼오오 모여 다시 오지 않을 순간을 사진으로 남겼다.

흥미로운 장면도 있었다. 지난달과 최근 열린 2022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과 2차지명을 통해 모두 프로 진출이 확정된 U-18 선수들은 각자 소속팀끼리 뭉쳤다. 그리고는 태극마크가 선명한 유니폼이 잘 보이도록 기념사진을 찍었다. 프로 입성 전 남긴 마지막 추억이었다.

야수진에서 가장 많은 인원인 3명이 뽑힌 롯데 자이언츠의 신인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2차지명 1라운드의 주인공인 외야수 조세진(18·서울고)과 앞서 kt 위즈와 지명권 트레이드를 통해 3라운드로 선발한 유격수 김세민(18·강릉고) 그리고 6라운드로 발탁한 유격수 한태양(18·덕수고)은 한데 모여 각오를 다졌다.

이들은 모두 고등학교 무대를 주름잡은 정상급 유망주로 꼽힌다. 먼저 조세진은 타고난 파워를 앞세워 올 시즌 고교야구 공동 1위 기록인 홈런 5개를 때려냈고, 김세민은 지난해부터 안정된 수비로 강릉고의 정상 등극을 이끌었다. 또, 한태양 역시 1학년 때부터 주전을 꿰차며 고교야구 최강으로 꼽히는 덕수고의 고공 행진을 견인했다.

조세진은 “가장 가고 싶었던 구단이 롯데였는데 2차지명에서 내 이름이 가장 먼저 불렸다. 정말 믿기지 않았다”며 웃었다. 김세민과 한태양 역시 “언제쯤 호명이 될까 걱정했는데 원하던 구단에서 내 이름을 불러주셔서 기뻤다. 빨리 롯데 유니폼을 입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조세진과 김동혁, 김세민, 한태양, 정보근(왼쪽부터)이 15일 대구시민구장에서 열린 U-23 야구대표팀과 U-18 야구대표팀의 평가전 직후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 ⓒ대구, 고봉준 기자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포수 손성빈(19)과 좌완투수 김진욱(19) 그리고 3루수 나승엽(19)을 모두 데려왔던 롯데는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걸출한 루키들을 대거 발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셋 외에도 1차지명 우완투수 이민석(18·개성고)와 2차지명 2라운드 우완투수 진승현(18·경북고) 등 고교야구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을 선발했기 때문이다.

자신을 비롯해 동기들을 향한 기대감을 잘 알고 있다는 이들은 ”롯데의 지명을 받게 되니까 나도 모르게 롯데야구를 더 많이 보게 되더라. 확실히 이전과는 느낌이 다르다“고 웃으며 입을 모았다.

특히 김세민과 나승엽은 지난해 먼저 롯데 유니폼을 입은 고등학교 선배들의 축하도 듬뿍 받았다. 강릉고 출신의 김진욱과 덕수고 출신의 나승엽이다.

김세민은 ”(김)진욱이 형으로부터 바로 전화가 왔다. 남은 기간 준비를 잘하라면서 이것저것 조언을 많이 해줬다. 물론 막내가 필요하니까 빨리 오라고 하더라“면서 미소를 지었다.

나승엽으로부터 주장 완장을 넘겨받았던 한태양 역시 ”(나)승엽이 형과 통화를 했다. 프로는 고교야구와 확실히 다른 만큼 빨리 와서 준비하라는 이야기를 해줬다“고 말했다.

▲ 김철기 강릉영동대 감독(왼쪽)과 김세민이 15일 대구시민구장에서 열린 U-23 야구대표팀과 U-18 야구대표팀의 평가전 직후 활짝 웃고 있다. ⓒ대구, 고봉준 기자
한편 이날에는 롯데 신인들의 특별한 응원군도 방문했다. 김세민의 아버지인 김철기 강릉영동대 감독이었다. 다음날 U-23 야구대표팀과 연습경기를 앞두고 아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하루 먼저 대구로 내려온 김 감독은 ”어리기만 하던 아들이 언제 프로로 갈 정도로 컸는지 모르겠다“면서 웃고는 ”공교롭게도 내가 데뷔한 구단이 롯데였다. 비록 나는 일찍 선수 생활을 접었지만, (김)세민이는 물론 (조)세진이와 (한)태양이 등 아들 동기생들이 모두 프로에서 성공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보니 마음이 벌써 든든하다“고 응원을 보냈다.

이날 평가전이 끝난 뒤 조세진과 김세민, 한태양은 U-23 야구대표팀 소속의 2차지명 7라운드 외야수 김동혁(21·강릉영동대) 그리고 포수 정보근(22)과 함께 기념사진을 남겼다. 롯데 구단에서 마련한 모자와 유니폼도 조심스레 착용해봤다. 정식 입단은 아니었지만, 이미 이들의 표정에는 기대와 설렘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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