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경. 제공ㅣ길스토리이앤티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배우 이수경이 '기적' 촬영 당시 드라마 '로스쿨'을 병행하며 힘들었던 기억을 털어놨다.

'기적'은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인 ‘준경’(박정민)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수경은 이번 작품에서 준경의 누나 보경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수경은 16일 오후 진행된 영화 '기적'(감독 이장훈) 화상 인터뷰에서 "시나리오를 읽고는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나한테까지 기회가 안 오는 역할이라고 여겼다. 저희 스태프 중 조감독 언니가 전에 작품을 같이 했던 분이다. 그 분이 저를 감독님께 세 번이나 추천해서 오디션을 보게 됐다. 제가 전작 이미지가 강렬해서 안 어울릴 거라 생각해 안 보려고 하셨다고 한다. 설득해주신 언니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웃음 지었다.

그는 "시사회 이후 지인들이 이렇게 크게 반응한 적이 없다. 어제 엄마가 영화를 보러가셨는데 '진작 이런 영화를 하질 그랬느냐'고 나무라셨다. 지인 분들도 너무 재밌게 보셨다고 전해달라고 그러셨다더라. 개봉 이후 관람평도 찾아봤는데 기분 좋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어렵게 따낸 배역이지만, '기적' 촬영 당시 이수경은 JTBC 드라마 '로스쿨' 촬영을 병행 중이었다. 촬영지를 극과 극으로 오가는 것도 모자라 배역 역시 사투리와 법조용어를 오가는 캐릭터 스위치가 필요했다.

이수경은 "당시 볼살이 좀 올라와있는 상태였는데, 보경이는 조금 더 갸름해야 잘 어울릴 거 같아서 살을 뺐다. 감량은 2~3kg이었지만, '로스쿨'과 '기적'을 병행하면서 알게 모르게 압박감이 생기더라. 저도 모르게 먹는 양이 줄어서 결국은 한 5kg이 빠졌다"고 털어놨다.

이어 "'로스쿨'에서는 '사투리가 튀어나오면 어떡하지' 했고, '기적' 촬영장에서는 '말을 너무 빨리하면 어떡하지' 했다. 특히 체력적으로 너무 왔다 갔다를 많이 했어야 했다. 가장 어려웠던 신인 양원역 신은 낮에 서울에서 '로스쿨'을 찍고 밤에 양원역 신을 찍는 스케줄이었다. 그게 너무 심적으로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의 보경은 이수경의 전작들과는 결이 다른 이미지의 캐릭터로 눈길을 끈다. 이수경은 이에 크게 만족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전에 강렬한 걸 해서인지 캐스팅 제안이 비슷한 스타일이 많이 왔다. 저는 '기적'이 그런 부분에 있어서 터닝 포인트가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동생을 위해 헌신하는 누나 보경과 달리 이수경은 "실제로는 무뚝뚝한 동생이자 딸이다. 보경과 닮은 점을 잘 모르겠다. 누군가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희생해본 적도 없다. 저는 보경에 비하면 이기적인 거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특히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4남매'라는 그는 "나이 차이가 워낙 많이 난다. 다같이 산 적이 별로 없다. 왕래가 잦지 않아서 준경과 보경처럼 아주 친한 사이는 아니다. 첫째 언니와 15살, 둘째 언니와 12살, 셋째 오빠와 7살 차이가 난다. 둘째 언니는 중국에 살고 있는데 거기서도 제가 나온 드라마, 영화를 챙겨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피드백을 많이 해준다"고 밝혔다.

▲ 이수경. 제공ㅣ길스토리이앤티

독특하게도 아버지의 제안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는 이수경은 "아빠는 지금 '역시 아빠 말이 맞았다'면서 굉장히 뿌듯해하고 계신다. 아빠에게 감사드린다"며 "실제로는 아주 무뚝뚝한 딸이다. 근데 좀 나이가 들어가면서 아빠 생각이 많이 났던 거 같다. 아빠 등에 손을 얹는 신이 있는데, 내가 아빠 등에 손을 얹어봤던 신이 있던가 문득 생각했던 거 같다"고 말했다.

배우로 활동하면서 "배우의 꿈은 벌써 이뤘다"는 그는 "좌절할 때마다 도움 주신 분들이 많다. 그 분들 덕분에 아직까지 감사하게 연기하고 있는 거 같다"며 "저는 저희 영화가 너무 자랑스럽다. 저에게 보경이가 곧 이 영화라고 생각한다. 왠지 생각하면 짠하고 그렇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제가 오프닝 장면에 준경이가 경상북도 1등했다고 자랑하는 것처럼 자랑하고 싶다"고 이번 작품에 강한 애정을 보였다.

끝으로 이수경은 "너무 뻔하지만 '기적'이 대박났으면 좋곘다. 그런 기적을 꿈꾸고 있다"고 예비 관객들에게 기대를 당부했다.

'기적'은 16일 개봉 이후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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