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기 감독은 16일 KBO와 구단 자체 징계를 받은 한현희 안우진을 올 시즌에는 기용하지 않겠다고 했던 기존 방침을 철회했다. 한현희는 KBO 36경기 구단 15경기와 벌금 1000만원, 안우진은 KBO 36경기와 구단 벌금 500만원 징계를 받았다.
징계를 마친 선수를 기용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구단이 정할 일이지만, 이번 문제는 다르게 볼 여지가 있었다. 두 선수의 원정 숙소 이탈과 코로나19 방역지침 위반이 끼친 파장이 커도 너무 컸다. 홍원기 감독도 이러한 점을 감안해 한현희와 안우진을 올 시즌 1군에서 기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홍원기 감독은 스스로 "경솔했다"고 인정하면서 두 선수의 징계가 끝나면 1군에 합류하도록 하겠다고 마음을 바꿨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구단 직원들이 더 나은 성적을 내기 위해 애쓰고 있는 감독이 비난을 피하기 위해 전력에 도움이 될 선수들을 외면하는 것은 구성원의 노력을 수포로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부연 설명을 했다.
경기력만 봤을 때 두 선수의 공백이 작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16일 경기 전까지 키움 투수진 WAR 순위에서 한현희는 3위(1.46) 안우진은 4위(1.37)에 올라 있었다. 공백없이 시즌을 완주하고 있는 에이스 에릭 요키시(4.86)와 셋업맨-마무리 김태훈(1.59) 다음이다.
한현희는 7월 6일, 안우진은 7월 7일까지 마운드에 섰다. KBO 실행위원회와 이사회는 11일 경기를 끝으로 전반기를 일주일 먼저 마감하기로 했다. 7월 8일부터 9월 16일까지 키움은 32경기 15승 2무 15패로 5할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한현희와 안우진이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던 개막 후 7월 7일까지 성적이 조금 더 나았다. 키움은 이 79경기 구간에서 41승 48패 승률 0.519를 올렸다. 당시 순위는 5위, 6위 NC 다이노스에 0.5경기 앞서 있었다. 지금도 키움은 여전히 5위에 있다. 4위 NC와 경기 차는 없다.
그런데도 홍원기 감독은 "구단 구성원 모두가 지금의 고비를 넘기려 노력하고 있다. 어떻게 하는 것이 팀에 도움이 될지 고민하고 내린 결정이다"라고 강조했다. 여론의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공동의 목표를 위해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굳힌 모양새다. 홍원기 감독의 판단은 어떤 결말을 가져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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