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퓨처스리그 현안에 대해 폭넓은 이해를 가지고 있는 래리 서튼 감독에게 지휘봉을 넘긴 롯데는 육성 예산 증액에도 박차를 가하고 이ㅛ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지난 2년간 KBO리그 신인드래프트의 주인공 중 하나는 롯데였다.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특급 유망주들을 쓸어 담은 롯데는 2022년 신인드래프트에서도 순번상 최선의 선택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1년 드래프트는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쥐고 있었다. 전학으로 1차 지명에 나올 수 없었던 고교 최고 좌완 김진욱을 자동으로 확보한 것이다. 앞서 열린 1차 지명에는 포수 손성빈을 보강했고, 2차 2라운드에서 미국 진출을 노리던 나승엽을 지명했다. 나승엽은 당시 메이저리그(MLB) 쪽과 어느 정도 이야기가 된 상황이었지만, 롯데는 결국 나승엽을 낚아채며 마지막에 웃었다. 대박 드래프트였다.

2022년 드래프트에서는 1순위가 아닌, 4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더 만족스럽다는 평가다. 롯데는 거포 자원인 서울고 조세진,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경북고 진승현, 그리고 내야 자원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던 야탑고 윤동희를 차례로 지명했다. 1라운드 중·후반, 2라운드 초반에 불릴 만한 선수들을 3라운드 안에 다 장바구니에 넣은 것이다. 중·하위 라운드 지명도 내부적으로는 기대 이상의 성과였다는 자평이다. 

그러나 지명의 성공이, 프로무대에서 선수들의 성공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좋은 평가를 받는 원석들을 일단 손에 넣었을 뿐, 이것을 잘 다듬어 빛을 내게 하는 건 구단의 능력이다. 냉정히 말해 롯데는 지금까지 그런 능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또한 앞 순위에서 지명권을 행사했다는 건, 그만큼 근래 팀 순위가 좋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위권으로 처지며 온갖 어려움과 수모를 당하며 모은 유망주들이다. 그 고통을 생각하면, 롯데는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

성민규 단장 부임 이래 롯데는 육성 프로세스를 계속해서 가다듬었다. 메이저리그급 시스템을 갖추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그래도 먼 미래를 내다보고 하나하나씩 바꾸고 있다. 시설 및 인력 투자에 당연히 돈이 든다. 육성 쪽의 예산부터 늘리고 있는 이유다. 성 단장은 17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를 찾은 자리에서 육성 예산에 대한 질문에 “대폭 증가했다고 답변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롯데는 트래킹 시스템을 1군뿐만 아니라 2군에도 확대하고 있다. 대다수 팀들이 아직 2군까지는 그 혜택을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롯데는 과감히 시동을 걸었다. 선수들을 미국 야구 아카데미인 ‘드라이브라인’에 파견하기도 했고, 여기서 쓰는 장비를 상동의 2군 시설에도 상당 부분 배치한 상태다. 장비 운용에는 당연히 사람의 경험도 필요하니 이에 대한 교육도 꾸준히 했다.

성 단장은 “또 재활 장비 추가, 선수단 버스 추가 운영, 실내 배팅장 시설 신축, 담당 직원 증원 등이 있었다”며 육성 예산이 대폭 늘어난 이유를 밝혔다. 또한 언젠가 있을 상동구장 리모델링 또한 공사 계획안을 위해 예산을 투입한 상태다. 리모델링이 시작되면 육성 관련 예산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구단 예산은, 특히 모기업이 모자란 만큼 정도를 지원해주는 KBO리그는 매년 한정되어 있다. 획기적으로 증액되기가 어렵다. 육성에 예산을 증액하면, 다른 쪽에서 마른 수건을 짜내야 한다. 프리에이전트(FA) 영입에 비해, 육성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FA에 비해 변수도 많다. 그럼에도 롯데는 보폭을 빠르게 가져가고 있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생을 해서 모은 유망주들은 왔다. 이제 롯데의 차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