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구단에 2022년 시즌이 끝난 뒤 입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kt 심우준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kt 주전 유격수 심우준(26)은 이제 팀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핵심 내야수로 자리했다. 리그 전체적으로 놓고 봐도 공·수·주에서 이 정도 균형이 맞는 유격수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하이라이트 필름을 언제든지 만들어낼 수 있는 수비력에 매년 20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할 수 있는 빠른 발이 있다. 이전에는 공격에서 약점이 있었으나 이도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21일 현재 올해 107경기에서 타율 0.280, 6홈런, 43타점을 기록했다. 타율·홈런·타점에서 모두 경력 최고치를 찍을 기세다.

다만 한 가지 애매한 게 있었으니 바로 병역이다. 1995년생인 심우준은 아직 병역을 마치지 못했다. kt 내부에서도 심우준의 입대 시점은 굉장히 예민하고 전략적인 문제다. 팀의 주전 유격수의 공백을 한순간에 메우기 어려우니 당연한 일이었다. 지금까지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2020년 도쿄올림픽 엔트리 승선 가능성이 있으니 ‘지켜보자’였다. 

하지만 심우준 없이 올림픽은 끝났다. 이제는 결단을 내릴 시점이었다. 사실 올해를 마치고 입대하는 게 가장 순리적인 시나리오인 듯했다. 대다수가 그럴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심우준은 최근 ‘2022년 시즌을 모두 마치고 입대하겠다’는 뜻을 구단 측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철 kt 감독에게도 보고가 됐다. 2022년 말은 심우준이 군 입대를 미룰 수 있는 가장 마지막 시점이다. 

명확하게 말하면 병역 혜택을 노린 건 아니다. 내년 열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병역 혜택이 가능하다. 그러나 KBO는 아시안게임 기간에 시즌을 중단하지 않고, 어린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매년 만 27세가 되는 심우준은 대표팀 예비 엔트리부터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심우준 또한 이번 결단이 군 문제와는 연관이 없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입대를 미룬 이유는 뭔가 확실한 성과를 남긴 뒤 홀가분하게 떠나고 싶어서다. 2015년 1군 데뷔 이후 매년 100경기 이상을 뛰었지만, 확고부동한 주전 유격수로 자리 잡은 지는 사실 얼마 되지 않았다. 규정타석 진입도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여기에 군에 가 1년 반 이상의 공백이 생기면, 개인적인 성장세도 끊길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내년까지 뛰며 뭔가를 확실하게 만들어보고 싶다는 게 심우준의 생각이다. 심우준은 “자리를 잡았을 때 더 확고하게 하고 싶었다. 확실히 자리를 잡고 (군에)가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최대한 미루려고 한다”고 했다. 내년까지 최선을 다한 뒤, 2022년 시즌이 끝난 뒤 개인 및 팀의 성과와 함께 군복을 입으려 한다.

kt도 선수의 생각을 존중하기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일단 선수단 내 군 문제 해결 프로세스가 조금 바뀔 가능성이 있다. 심우준이 군에 간다면, 최대한 많은 중앙 내야수 자원들을 팀에 남겨야 했다. 하지만 심우준이 2022년 시즌 후 입대한다고 하면, 1~2년차 중앙 내야수 자원들을 서둘러 먼저 군에 보낼 가능성이 높다. 이강철 감독도 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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