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는 7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을까.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36경기 남았나요?"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21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남은 경기 수를 확인했다. 두산은 이날 경기 전까지 108경기에서 52승51패5무를 기록해 5위에 올라 있었다. 지난 5일 대구 삼성전 6-5 승리를 시작으로 13경기에서 9승1패3무를 기록하며 7위에서 5위까지 치고 올라온 상태였다.

두산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서 김 감독은 단기전 승부사로 불렸다. 잡아야 하는 경기라고 판단하면 내일은 생각하지 않고 당장 낼 수 있는 최상의 카드를 쏟아붓는다. 이 전략이 항상 통하는 것은 아니지만, 2015년과 2016년, 2019년 3차례는 우승이란 결과로 증명했다. 

올해는 좀처럼 맞지 않던 투타 박자가 9월 들어 완벽히 맞아떨어지고 있다.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팔이 무거운 느낌이 있어 잠시 쉬어 가고 있지만, 최원준과 워커 로켓, 곽빈까지 선발진이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유희관은 최근 개인 통산 100승을 달성할 정도로 페이스를 되찾으면서 5선발로 합류했다. 선발이 일찍 무너졌을 때는 박종기가 롱릴리프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며 경기 분위가 넘어가지 않게 막았다.   

부상과 부진으로 유독 이탈자가 많아 과부하가 걸렸던 불펜도 이제는 안정감을 찾았다. 김강률, 이현승, 홍건희에 이영하를 붙여 필승조를 새로 꾸렸다. 영건 권휘와 김명신도 1이닝은 믿고 맡길 수 있을 정도로 후반기 들어 페이스가 좋다.  

마운드 안정과 동시에 타선이 터지고 있다. 4번타자 김재환은 9월 타율 0.377(69타수 26안타), 3홈런, 18타점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박건우와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도 타격 페이스가 올라와 있고, 양석환은 필요할 때마다 결정적인 홈런을 계속해서 쳐주고 있다. 중심 타선에 불이 붙자 전반적인 타자들의 페이스도 같이 올라오고 있다. 

김 감독은 "안 될 때는 타자들이 워낙 안 터졌고, 필승조에서 1~2점을 줘서 뒤집어졌다. 안 될 때는 하나도 안 되더라. 지금은 선발과 중간 투수들이 잘 막아주고, 중심 타자들이 중요할 때 터져주고 이런 게 잘되는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조금 늦게 불이 붙긴 했지만, 지금 분위기를 유지해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미란다는 현재 몸 상태가 괜찮아 오는 24일에 정상적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끝날 때까지 해봐야 한다. 더 이상 부상 선수는 나오면 안 되고, 좋은 흐름으로 가야 한다. 무리수를 두면서 선발을 앞당기거나 이럴 생각은 없다. 이제 36경기 남았으니까. 시즌 초반과 다르게 세게 붙어야 한다. 총력전으로 간다. 중간 투수들이 조금 힘들겠지만, 투구 수를 보면서 3연투도 들어갈 수 있다. (2연투할 때) 투구 수가 많으면 그럴 수 없겠지만, 투구 수가 괜찮고 승부처고 나가야 하는 상황이면 나간다"고 강조했다. 

두산은 21일 NC에 12-2 완승으로 시즌 성적 53승51패5무를 기록해 5위에서 4위로 또 한 계단 올라섰다. 타선이 장단 18안타를 몰아치면서 마운드의 부담을 덜어줬다. 덕분에 필승조는 하루 더 휴식을 취했다. 최원준이 6이닝 2실점을 기록하고 내려간 가운데 최승용(1이닝)-이승진(0이닝)-김명신(1이닝)-김민규(1이닝)이 등판해 무실점으로 버텼다. 

두산은 이제 35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기적처럼 2주 만에 7위에서 4위까지 치고 올라왔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7위 SSG 랜더스와도 1.5경기차밖에 나지 않는다. 잠깐 삐끗하면 언제든 5강 밖으로 벗어날 수 있다. 그렇기에 김 감독의 "총력전" 선언은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두산은 또 한번 막판 스퍼트를 올려 7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미러클'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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