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짜임새 있는 팀의 힘으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kt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이강철 kt 감독은 21일 광주 KIA전 도중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너희들, 참 야구 잘 한다”는 말을 내뱉었다고 웃었다. 

kt는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1회부터 최형우에게 3점 홈런을 맞는 등 4점을 허용했다. 경기 초반 분위기가 KIA쪽으로 넘어가기 충분한 점수였다. 그런데 2회 반전이 일어났다. 하위타선에서 물꼬를 텄다. 7번 천성호와 8번 신본기의 연속 안타가 결정적이었다. 

이어 1사 후 조용호가 적시 2루타를 쳤고, 황재균의 볼넷으로 베이스를 꽉 채운 뒤 강백호가 동점 싹쓸이 3타점 적시타를 쳐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었다. 4-5로 뒤진 3회에도 기대를 안 했던 하위타선이 힘을 냈다. 무사 1루에서 천성호의 동점 적시타에 이어 신본기가 다시 안타로 뒤를 받쳤고, 심우준의 좌중간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며 경기를 뒤집었다.

이 감독은 “창원 경기도 그렇고, 어제도 그렇고, 하위타선이 결정적인 몫을 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 kt의 올해 하위타선(6~9번) 타율은 0.262로 리그 2위다. 또 득점권 타율(.291)과 대타 타율(.279)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뭔가 승부처에서 굉장히 강인한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하위타선까지 살아나니 상대 벤치에게 큰 압박감을 주고 있다. 

이 감독은 뎁스가 발전했다고 평가한다. 1년 전까지만 해도 확고한 주전 선수였던 유한준 박경수를 대타로 대기시킬 수 있을 정도의 뎁스가 생겼다. 외야에는 수비를 볼 수 있는 제라드 호잉이 가세했고, 김민혁이 살아났다. 내야에는 오윤석 신본기 천성호 등 내야수들이 힘을 내면서 이런 구조가 가능해졌다. 

지난 2년간 쌓인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 감독은 “감독 1~2년 차일 때, 김민혁을 예로 들면 1번 타자로 거의 풀타임을 뛰지 않았나. 그런 경험들을 쌓았기 때문에 나가면 기회를 차지하려 한다. 천성호도 처음 왔을 때 스타팅을 쓰고 했다. 경험이 있다. 거기에 현재 컨디션과 좌우 스플릿을 따라 짜고 있다”고 최근 기조를 설명했다.

이어 “1~2년 차 당시 경험들이 쌓인 게 뎁스 강화에 엄청나게 많이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런 과정들이 없었으면 나가도 긴장하고 자기 것을 못할 것이다”면서 “이제 기대감이 생긴다. 대타 카드들도 한 번씩 살아난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이런 구조 덕에 체력 안배도 된다. kt는 22일 광주 KIA전에 천성호를 선발 1루수로 출전시키고, 강백호를 지명타자로 투입한다. 2루는 천성호 못지않게 타격감이 좋은 신본기다. 김민혁 오윤석 등도 벤치에서 기회를 기다린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