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계약 확률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프레스턴 터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KIA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31)는 22일 광주 kt전(7-2 승_에서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어이없는 수비 실책 탓에 잘못하면 역적으로 몰릴 뻔했다.

1회 1사 2루에서 강백호의 타구가 2루수와 우익수 사이에 평범하게 떴다. 위치가 애매하기는 했지만, 우익수 터커와 2루수 김선빈 사이에는 명확하게 임무 분담이 될 만한 타구였다. 체공 시간도 길어 잡는 데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터커가 마지막 순간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2루에 머물던 황재균이 포구 실책을 틈타 3루까지 갔고, 강백호는 살았다.

결국 장성우의 적시타와 호잉의 희생플라이로 이어지며 KIA는 1회에 2점을 내줬다. 수비 실수로 1점을 더 준 셈이다. 선발 임기영의 심리적인 타격도 빼놓을 수 없다.

터커는 1회말 공격에서 바로 만회하기는 했다. 1-1로 맞선 1회 무사 만루에서 좌익수 키를 넘기는 결승 적시 2루타를 뽑아낸 것이다. 터커가 한숨을 돌리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나머지 세 타석에서는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최근 10경기 타율도 0.250을 유지했다.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 터커의 2021년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경기였을지도 모른다. 터커는 22일까지 99경기에서 타율 0.243, 7홈런, 4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91을 기록 중이다. 지난 2년의 성적보다 훨씬 처져 있음은 물론,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하는 성적과는 많이 동떨어져 있다. 터커의 올해 조정 공격 생산력(wRC+)는 리그 평균보다 10% 가까이 떨어진다. 수비에서도 한숨 나오는 장면들이 생각보다 꽤 있었다. 

이제는 KIA가 딜레마에 빠질 시기가 점점 다가온다는 평가도 있다. KIA는 42승61패6무(.408)를 기록, 리그 9위에 처져 있다. 공동 5위인 NC·키움과 경기차는 9.5경기다. 9.5경기를 만회하는 것도 힘겨운데 앞에 달리고 있는 네 팀을 제쳐야 한다. 5위로 가기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현실적인 목표는 탈꼴찌다.

35경기가 남았지만 극적인 반전이 없다면 터커의 재계약 확률도 떨어진다. 터커는 올해 공·수 모두에서 부진한 성적을 남기고 있고, 이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화려한 시기’조차 별로 없었다. 내년에 함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터커에게 타석을 투자하는 것이 내년을 위해 나은 선택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현재 터커의 공격 생산력이 유지된다면 가정 하에, 차라리 어린 선수들에게 경험을 주는 게 장기적으로는 이득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빼자니 대안이 마땅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고액 연봉자, 그것도 외국인 선수를 벤치에 두는 것도 자원 낭비라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림이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 프런트나 코칭스태프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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