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탬파베이 레이스 케빈 키어마이어.
▲ 토론토 블루제이스 피트 워커 코치가 흥분하자 찰리 몬토요 감독이 말리려 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토론토와 가을에 만났으면 좋겠다. 정말 그들과 맞붙고 싶다."

보복구를 맞은 케빈 키어마이어(31, 탬파베이 레이스)가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도발했다. 보복구와 벤치클리어링의 빌미를 제공하고도 개의치 않는 태도다. 

탬파베이가 새 역사를 쓴 축제의 날이었다. 탬파베이는 2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경기에서 7-1로 승리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 탬파베이는 시즌 성적 94승59패를 기록하며 창단 처음으로 3년 연속 가을 야구를 확정했다. 

축포를 터트리기 직전인 8회말 소동이 일어났다. 선두타자 키어마이어가 타석에 서자 토론토 투수 라이언 보루키가 의도적으로 키어마이어의 등에 공을 던졌다. 키어마이어는 보복구를 주장하며 1루로 걸어나갔고, 탬파베이와 토론토 벤치에 있던 선수들이 나와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났다. 격한 몸싸움은 벌어지지 않았다. 보루키와 피트 워커 토론토 투수 코치가 퇴장하는 선에서 상황은 마무리됐다. 

토론토가 소동을 일으킨 이유는 있었다. 이번 시리즈 첫 경기가 열린 지난 21일 키어마이어와 토론토 포수 알레한드로 커크가 경기 도중 충돌했는데, 이때 커크의 암밴드에서 떨어진 쪽지를 키어마이어가 주워서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그 쪽지에는 토론토의 투구 계획이 담겨 있었다. 기밀 사항을 어이없이 상대 팀에 넘겨줬는데, 키어마이어는 끝까지 쪽지를 돌려주지 않았다. 하루 뒤인 22일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이 사과를 했으나 토론토는 마음이 풀리지 않았다. 올 시즌 최종전을 펼친 23일 결국 토론토는 키어마이어에게 보복구를 던져 응수했다. 

키어마이어는 경기 후 화상인터뷰에서 보루키이 투구에 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토론토와 포스트시즌에 만나길 희망했다. 그는 "정말로 토론토와 맞붙길 기대한다"고 이야기했다. 

보루키는 의도가 없이 단순히 공이 빠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이 손에서 빠져나갔고, 그를 맞힌 건 사고였다. 탬파베이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생각할 수는 있지만, 이게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 역시 보복구가 아니라고 힘줘 말했다. 몬토요 감독은 "우리는 (보루키를 희생하면서) 또 다른 투수를 쓰고 싶지 않았다. 그게 워커 코치가 흥분한 이유다. 보루키의 손에서 공이 빠졌고, 사구가 됐다. 하지만 그 상황이 어떻게 보였을지 나도 이해가 된다. 탬파베이와 심판진이 충분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스토리가 지난 이틀 동안 있었다"며 해프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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