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펜에서 좀처럼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김광현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의 불펜행은 그 시점과 당위성을 놓고 여러 논란을 일으켰다. 또한 불펜에서의 활용 방법 또한 서서히 논란이 되는 모습이다.

풀타임 선발 경험이 없는, 또 8월까지 성적이 특별하지 않았던 제이크 우드포드를 김광현 대신 선발로 쓴 것 자체가 논란이었다. 김광현은 지난 2년간 팀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선보인 선발투수이자 베테랑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정작 불펜에 가서도 잘 활용하지 않는다. 팀이 11연승의 막강한 기세를 타고 있는 파티에 김광현은 이상하게 등판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미 언론의 전망과도 사뭇 다르다. 현지 언론은 김광현이 다양한 상황에서 중용될 것이라 점쳤다. 세인트루이스 불펜이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김광현이 긴 이닝을 소화하며 힘을 보탤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또한 23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의 최근 팀 구성을 다루면서 “팀이 필요하면 김광현은 빠른 이닝과 롱릴리프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선발이 일찍 무너졌을 때 투입이 가능하고, 또한 길게 던질 투수가 필요할 때도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지 언론의 예상대로 된 건 지금까지 없다.

김광현의 마지막 선발 등판은 9월 5일 밀워키전이었다. 이후 로테이션에서 탈락해 불펜으로 갔는데 20일에 가까운 시간 동안 등판은 단 두 번에 그쳤다. 9월 8일 LA 다저스전(1⅓이닝), 그리고 9월 15일 뉴욕 메츠전(1이닝)이다. 메츠전 이후로는 일주일 넘게 등판이 없다. 몸이 좋지 않다는 징후도 없다. 그랬다면 세인트루이스가 부상자 명단을 활용하지 않았을 리 없다. 

애당초 김광현은 불펜이 익숙한 투수가 아니다. 오랜 기간 선발로 뛰었고, 선발 루틴에 익숙하다. 실적도 이를 증명한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통산 선발로 나선 2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01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반면 익숙하지 않은 불펜에서는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50으로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너무 오래 쉬는 것도 컨디션 조절에 좋지 않다.

답답한 것은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는 점이다. 김광현에 대한 가치 평가는 상당 부분 이뤄졌겠지만, 한창 주가를 높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에서 이도저도 아닌 상황에 놓였다. 기본적으로 뛰어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데 지금은 불펜에 갇혀 있다. 김광현으로서는 답답한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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