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신인 우완투수 문동주(왼쪽)와 KIA 루키 유격수 김도영.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KIA 타이거즈가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두 유망주가 세계무대 데뷔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형들을 제치고 1선발과 주전 자리를 꿰찬 우완투수 문동주(18·광주진흥고)와 유격수 김도영(18·광주동성고) 이야기다.

문동주와 김도영은 24일(한국시간) 멕시코 에르모시오 소재의 에스타디오 소노라에서 열린 제3회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세계야구선수권대회(U-23 야구월드컵) 니카라과와 오프닝라운드 B조 1차전에서 각각 선발투수와 1번 유격수로 나와 4⅓이닝 4피안타 4탈삼진 1실점 그리고 2타수 2안타 2볼넷 1득점 만점 활약을 펼쳤다.

같은 연고지에서 두각을 나타낸 둘은 8월 진행된 2022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에서 뜨거운 이슈를 몰고 다녔다. 선택권을 쥔 KIA가 쉽사리 선택을 내리지 못하면서였다.

당초 KIA는 시속 150㎞가 넘는 직구를 가볍게 뿌리는 문동주를 유력후보로 점찍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김도영의 성장세가 두드러졌고, 결국 김도영에게 1차지명의 기쁨을 안겼다. 그러면서 후순위 한화 이글스가 문동주를 1차지명했다.

▲ 조원태와 김도영, 문동주(왼쪽부터)가 14일 대구시민구장에서 진행된 U-23 및 U-18 합동훈련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원태와 문동주는 “야구를 가장 잘하는 김도영이 가운데로 와야 한다”며 익살을 부렸다. ⓒ고봉준 기자
며칠 사이 환호와 아쉬움이 교차했던 둘은 이번 대회에서 동료로 만났다. 학창시절의 마지막 국가대표. 몇몇 프로 초년생들의 불참으로 기회를 얻은 문동주와 김도영은 1차전에서부터 그 잠재력을 입증했다.

먼저 형들을 제치고 1차전 선봉장 임무를 맡은 문동주는 최고구속 153㎞의 직구와 낙차 큰 커브, 예리한 슬라이더를 앞세워 니카라과 타자들을 요리했다. 1회와 2회 각각 안타를 허용하긴 했지만, 위기관리 능력을 앞세워 실점을 막았다.

위기는 3회 찾아왔다. 선두타자 윌리엄 라요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뒤 크리스티안 산도발에게 몸 맞는 볼을 허용해 무사 1·2루로 몰렸다. 이어 에스피노사의 희생번트로 게속된 1사 2·3루에서 멘도사를 3루수 땅볼로 처리해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문동주는 후속타자 알레그리아에게 몸 맞는 볼을 내준 뒤 다시 엘리안 미란다를 맞혀 밀어내기 득점을 허용했다.

여기에서 첫 실점한 문동주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4회 무사 1루에서 병살타를 유도해냈다. 그리고 5회 선두타자 산도발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한 뒤 알도 에스피노사에게 볼넷을 허용하고 박동수와 교체됐다.

타선에선 김도영의 존재감이 단연 빛났다. 박태호 감독의 신임을 받고 리드오프를 맡은 김도영은 1회 볼넷과 3회 3루수 방면 기습안타로 후속타자들에게 기회를 연결했다. 비록 득점으로는 이어지지 못했지만, 선구안과 빠른 발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활약은 계속됐다. 5회 1사 1루에서 아르빈 탈라베라와 10구째 승부에서 중전안타를 때려냈다. 그리고 후속타로 홈까지 밟았다. 이어 김도영은 9회 역시 볼넷을 골라내며 이날 4타석 동안 100% 출루를 만들어냈다.

한국은 이날 경기 중반 3-1로 앞섰지만, 후반 들어 마운드가 흔들리면서 4-6으로 졌다. 아쉬운 1차전 패배. 그러나 향후 KBO리그를 빛낼 문동주와 김도영이라는 원석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수확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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