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격 부진으로 위기에 빠진 코디 벨린저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리그를 폭격하며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게 불과 2년 전인데, 2년 사이 너무 많은 추락이 있었다. LA 다저스의 ‘계륵’으로 전락한 코디 벨린저(26)의 2021년은 시련의 계절이다.

2019년 만 24세의 나이에 47홈런, 115타점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MVP로 등극한 벨린저였다. 어린 나이라 앞으로 창창한 미래만 있을 줄 알았다. 지난해 부진은 단축 시즌 여파로 치부했다. 그러나 올해는 어깨 부상 후유증으로 89경기에서 타율 0.159에 머물고 있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0.529에 불과하다. 리그 평균보다도 한참 못 미치는 선수로 전락했다.

다저스도 살려 쓰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팀의 값진 자산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기 때문이다. 부진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라인업에도 넣어봤고, 상대적으로 강한 우완을 상대로만 쓰며 자신감을 넣어주려고 노력했고, 심지어 라인업에서 빼고 조정 기간을 가지게 배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벨린저의 타격은 화끈하게 살아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부상까지 겹쳤다. 설상가상이다.

이런 벨린저가 내년 다저스의 전력 구상에서 배제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계속 나오고 있다. CBS스포츠가 자칫 잘못하면 방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수도 있다고 전망한 것에 이어 신시내티와 워싱턴에서 단장을 역임한 짐 보든 또한 다저스가 벨린저를 전력에서 배제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주장했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로 일하고 있는 보든은 23일(한국시간) 독자와 질의응답 코너에서 “다저스가 이번 오프시즌에 벨린저를 트레이드하고, 대신 남는 자원(연봉)을 맥스 슈어저와 코리 시거 잔류에 사용할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내가 다른 팀이라면 포스트시즌이 끝나자마자 트레이드를 제안할 것”이라고 했다.

벨린저의 부활 가능성을 점친 타 팀이 눈독을 들일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다저스는 벨린저 트레이드에 응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다저스가 고민하는 건 연봉이 될 가능성이 크다. 벨린저는 연봉조정 1년차인 2020년 1150만 달러를 받았고, 2년차인 올해는 1610만 달러를 받았다. 내년이 연봉조정 마지막 해다. 그런데 연봉조정에서 직전 연도 이하로 연봉을 깎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적어도 1610만 달러(약 190억 원)는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벨린저를 부활시킬 자신이 있다면 이 금액이 아깝지 않겠지만, 어깨 부상 후유증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다저스도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다저스는 슈어저, 시거, 클레이튼 커쇼, 켄리 잰슨, 크리스 테일러 등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FA로 풀린다. 페이롤을 줄일 부분은 최대한 줄여야 한다. 

벨린저의 방출이나 트레이드가 너무 앞으로 나간 이야기일 수는 있어도, 다저스가 뭔가를 시도해볼 가능성은 충분하다. 반등 가능성이 불확실하다는 판단이 선 벨린저에게 1600만 달러를 주기 아깝다면, 다저스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방법은 방출 후 다른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성적이라면 이 시나리오가 마냥 불가능할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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