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일본 히트(HEAT)에 이어 대한민국 더블지FC 라이트급 챔피언에 올랐던 옥래윤(30, 부산팀매드·㈜성안세이브)이 아시아 대표 단체 중 하나인 원챔피언십에서도 정상에 섰다.

24일 싱가포르 인도어스타디움에서 열린 '원챔피언십 143: 레볼루션(ONE Championship 143: Revolution)'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챔피언 크리스찬 리(23, 미국)에게 5라운드 종료 판정승을 거두고 챔피언벨트를 허리에 감았다.

원챔피언십 라이트급 정상을 초고속으로 정복했다. 지난 4월 원챔피언십 데뷔전에서 마라트 가프로프를 꺾은 다음, 전 UFC 챔피언 에디 알바레즈를 잡고 타이틀 도전권을 따냈다. 그리고 5개월 만에 챔피언까지 주저앉혔다. 준비된 강자가 기회를 잘 살려 얻은 결과였다.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동남아시아에서 세력을 떨치고 있는 원챔피언십에서 한국인 파이터가 챔피언에 오른 건 두 번째다. 김수철이 2012년 레안드로 이사를 꺾고 밴텀급 타이틀을 거머쥔 바 있다.

옥래윤은 초반 아웃파이팅을 펼쳤다. 오른손 펀치를 던지면서 들러붙는 크리스찬 리를 경계했다. 원거리에서 잽과 카프킥으로 견제하고, 크리스찬 리의 테이크다운을 막는 데 집중했다.

'선방어 후공격' 작전이었다. 2라운드에 들어서, 힘을 몰아쓴 크리스찬 리의 압박이 느슨해지자 옥래윤이 서서히 전진하기 시작했다. 원거리에서 카프킥으로 크리스찬 리의 왼쪽 정강이를 두들겼다.

옥래윤은 크리스찬 리가 습관적으로 상체를 숙일 때 니킥과 어퍼컷을 노렸다. 체력이 빠진 크리스찬 리를 다양한 타격 옵션으로 공략해 주도권을 가져왔다.

크리스찬 리가 크게 휘두르는 오른손 펀치에 맞고 주춤거리기도 했으나, 전체 흐름을 내줄 정도는 아니었다. 유효타에서 앞선 옥래윤이 결국 5라운드 종료 후 판정승을 거머쥐었다.

옥래윤은 영리하고 기술적인 타격가다. 군 복무 시절 앤더슨 실바의 경기를 보고, 전역 후 부산 팀매드를 찾은 게 종합격투기와 인연이 됐다. 운동 능력이 남달라 훈련을 시작하자마자 빠르게 성장했다. 2014년 프로 데뷔해 쌓은 전적이 16승 3패 . 본격적인 전성기에 들어왔다. 

옥래윤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원챔피언십 세 경기 만에 좋아하고 존경하는 크리스찬 리와 붙을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1라운드 눈을 맞아 더 공격적으로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반면 크리스찬 리는 "옥래윤은 전사"라고 인정하면서도 채점 결과는 수긍하지 못했다. 곧바로 옥래윤과 리턴매치를 잡아 달라고 원챔피언십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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