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은 2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자조 섞인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앞서 치른 인천 SSG 랜더스 원정 3연전을 되돌아보면서였다.
사령탑의 설명대로 롯데는 24일 1차전 그리고 25일 더블헤더까지 각각 8점과 4점, 6점을 뽑았다. 그러나 결과는 1무2패. 상대에게 9점과 9점, 6점을 내주면서 한 경기도 잡지 못했다.
만약 이대로 페넌트레이스가 끝난다면, 롯데로선 가장 큰 아쉬움이 남을 만한 3연전이었다. 직전까지 7위 SSG를 바짝 뒤쫓았기 때문이다. 격차는 겨우 2.5경기. 그러나 이틀 동안 1무2패를 거두면서 간격은 4.5경기로 벌어졌다.
자칫 가을야구 싸움의 동력이 사라질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롯데는 다시 일어섰다. 이번에도 화력을 통해서였다. 이날 키움전에서 장단 18안타를 몰아치며 12-6 대승을 거뒀다. 주장 전준우가 6타수 5안타 3타점 맹타를 휘두른 가운데 리드오프 신용수가 5타수 2안타 3득점, 김재유가 6타수 3안타 2타점, 배성근이 3타수 3안타 3득점으로 활약했다. 선발 전원안타도 함께 기록했다.
롯데는 후반기 들어 쾌조의 페이스를 이어갔다. 한때 후반기 승률 1위까지 기록하며 중위권을 노렸다. 그러나 전반기까지 벌어진 격차를 쉽게 극복하지 못했다. 7위라는 순위도 그대로였다.
그래도 아직 마지막 희망을 놓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5위 키움과는 4경기 차이. 27게임이 남은 만큼 불씨를 꺼트릴 시점은 아니다.
돌이켜 보면, 기적을 만들었던 2017년에도 그랬다. 당시 롯데는 개막 후 100경기까지 47승1무52패로 67위로 처졌다. 그러나 후반기 44경기에서 33승11패를 거두고 3위까지 치고 올라가며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제1동력은 타선이었다. 44경기 동안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정확히 3할의 팀타율을 기록했다. 앞선 100경기에서의 팀타율은 전체 7위인 0.279였지만, 이를 3할까지 끌어올리며 상대를 압도했다. 지고 있는 경기도 언제든 뒤집을 수 있는 힘을 롯데가 가지고 있었다.
4년이 지난 지금. 롯데의 야구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후반기 들어 불펜이 철벽을 자랑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선발진이 흔들리면서 어려운 게임이 계속되고 있다.
대신 믿을 구석인 타선의 힘은 그대로다. 롯데는 올해 후반기에서 전체 2위인 0.270의 팀타율을 기록 중이다. 팀평균자책점이 전체 9위인 4.95로 떨어진 상황에서 그나마 중위권 싸움을 펼칠 수 있는 이유다. 마운드가 무너진 최근 5경기에서도 롯데 타선은 47점을 뽑으며 5할 승률(2승1무2패)을 유지했다.
이날 키움전의 양상도 비슷했다. 선발투수 이인복이 6이닝 동안 6점을 허용했지만, 타선이 18안타를 몰아치면서 12점을 뽑았다. 맞은 대로 되갚는 롯데표 야구는 과연 4년 전의 기적을 다시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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