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핵. 출처l디핵 SNS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숏폼 플랫폼이 새로운 음원 강자를 발굴한 분위기다. 래퍼 디핵의 ‘오하요 마이 나이트’가 음원차트를 제대로 역주행, 최상위권에 안착했다.

디핵이 파데코와 함께 부른 ‘오하요 마이 나이트’는 지난 21일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의 일간차트에서 3위를 차지, 발매 이후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지난 12일 오후 11시 멜론 톱100 차트에 처음 3위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톱100 차트는 최근 24시간 이용량과 최근 1시간 이용량을 50:50 비중으로 합산하여 집계되기 때문에, ‘오하요 마이 나이트’가 일간차트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멜론 일간차트는 이용자당 1일 1회의 청취 기록만 집계돼, 실청취자수가 적으면 상위권에 들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오하요 마이 나이트’가 팬덤의 스트리밍 총공 때문이 아닌,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곡이기에 차트 상위권에 안착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특히 ‘오하요 마이 나이트’는 지난해 6월 발표된 곡이다. 발매 1년이 넘어 주요 음원차트 최상위권을 기록, 새로운 역주행 곡이 된 셈이다.

올 초만 해도 일간차트 1000위 밖이었던 ‘오하요 마이 나이트’는 3월부터 차츰차츰 순위가 오르더니, 지난 7월 처음으로 100위권 안으로 들어왔다. 이어 꾸준한 인기를 얻어 7월 16일 49위, 8월 1일 20위, 8월 15일 9위, 지난 12일 5위를 기록하며 상승 곡선을 그려 왔고, 마침내 지난 21일 3위라는 최상위권을 차지하게 됐다. 이 기세라면 조만간 차트 1위도 넘볼 수 있겠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디핵이 유명 힙합 레이블에 소속된 래퍼도 아닌,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는 래퍼라는 점에서 ‘오하요 마이 나이트’의 역주행은 눈여겨볼 가치가 있다. 대중적으로 친숙한 가수가 아니고, 별다른 홍보가 없었지만, 곡이 상위권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만큼 역주행 배경에 대한 궁금증도 커진다. 가요계에서는 숏폼 모바일 비디오 플랫폼 틱톡이 ‘오하요 마이 나이트’를 음원 차트 상위권으로 불러왔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국내 대중음악차트 가온차트가 최근 틱톡 데이터와 스트리밍 이용량 데이터를 취합해 분석한 결과, 틱톡에서 영상 배경이 된 음악이 음원 사이트 스트리밍 이용량에 실제로 영향을 준다는 조사가 있다.

‘오하요 마이 나이트’는 틱톡에서 꾸준히 커버 영상으로 이용되고 있다. 가온차트가 분석한 ‘오하요 마이 나이트’의 틱톡 이용량과 스트리밍 이용량 추이 비교에 따르면, 틱톡에서 ‘오하요 마이 나이트’ 음원이 포함된 영상이 플레이한 횟수가 증가한 이후부터 스트리밍 이용량도 완만한 상승 공선을 그리며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최근 멜론 등 주요 음원 사이트에서는 차트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트 집계 방식을 개편하는가 하면 이용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다. 이후 페이스북에서 흥하는 노래들이 단기간 차트 상승을 보이는 이른바 ‘SNS 바이럴 마케팅’ 덕을 보는 역주행 곡이 뜸해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면서 차트 역주행 신화를 쓴 브레이브걸스 ‘롤린’,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재조명하면서 차트 열풍을 끈 SG워너비 ‘타임리스’, 웹툰 인기와 더불어 차트에서도 호응받는 웹툰 OST 등이 음원 시장의 새로운 ‘역주행’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틱톡도 음원차트에 영향을 끼쳐, 향후 음원 시장에 의미 있는 플랫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디핵의 ‘오하요 마이 나이트’뿐만 아니라, 2006년 발표된 이루의 ‘까만안경’도 틱톡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음원 차트 역주행한 경우다. 또 헌재 차트 정상을 지키고 있는 이무진의 ‘신호등’도 틱톡 이용자들의 챌린지가 이어지면서, 스트리밍 추이가 급격히 올라 역주행 바람을 일으킨 곡이다. 

이처럼 새로운 영상 문화를 만든 숏폼 플랫폼이 또 다른 깜짝 역주행 음원 스타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물론 틱톡을 통해 음원 강자가 되려면, 좋은 노래로 먼저 인정받아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디핵이 틱톡을 통해 한 번, 음원 차트를 통해 또 한번, 자신의 음악성과 ‘오하요 마이 나이트’의 높은 완성도를 증명했다는 대목이다. 이 기세를 디핵은 이어 26일 오후 7시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후케즈와 유튜브를 통해 온오프라인 콘서트도 연다. 디핵이 이번 ‘오하요 마이 나이트’ 역주행 바람을 타고, 새로운 음원 강자로 굳힐 수 있을지도 지켜볼 일이다.   

디핵은 스포티비뉴스에 “저는 아픈 과거를 끌어안고 여기까지 왔다. 남몰래 혼자 울었던 당신들도 디핵보다 더 멋지게 크게 모든 걸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늘 제 음악을 들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 '오하요 마이 나이트'의 틱톡과 스트리밍 이용량 추이 비교 그래프. 제공l가온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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