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민병헌(왼쪽)와 이대호(오른쪽).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고봉준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소식 하나를 전했다. 외야수 민병헌(35)의 전격 은퇴였다.

화곡초와 잠신중, 덕수고를 거쳐 2006년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민병헌은 2013년부터 주전으로 발돋움하며 두산의 고공행진을 이끌었다.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과 2016년 통합우승의 주역이 민병헌이었다.

이어 2018년 롯데로 이적한 민병헌은 올 시즌까지 총 4년간 342경기 타율 0.286 28홈런 134타점 173득점을 기록하며 롯데 외야의 한 축을 맡았다. 프로 통산 성적은 1438경기 타율 0.295 99홈런 578타점 751득점이다.

국가대표 외야수로 활약을 이어오던 민병헌은 그러나 올해 1월 뇌동맥류 수술을 받으며 잠시 쉼표를 찍었다. 이후 다시 몸을 만들어 그라운드로 복귀했지만, 체력적인 한계를 실감했고 최근 은퇴로 마음을 굳혔다.

이른 은퇴다. 1986년생인 민병헌은 한창 현역 생활을 이어갈 나이지만, 뇌동맥류 수술 후유증을 이겨내지 못했다. 그러면서 다른 동기들보다 먼저 현역 유니폼을 벗게 됐다.

사실 민병헌의 빈자리는 지난해부터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외부로 알리지는 않았지만, 몸의 이상을 알게 되면서 출전 기회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민병헌은 올해 1월 받은 수술 후유증으로 넉 달 가까이 재활에만 매진해야 했고, 5월 말 복귀 후에도 몇 경기만을 뛴 뒤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 롯데 민병헌(맨 오른쪽)이 2019년 4월 3일 인천 SK전 3-1 승리 직후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곽혜미 기자
4년간 80억 원이라는 대형 FA 계약을 맺고 롯데 유니폼을 입은 민병헌은 3년간 붙박이 중견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더 이상 롯데 라인업에는 민병헌이라는 이름을 새길 수 없다.

이는 곧 세대교체의 가속화를 의미한다. 롯데는 실제로 최근 2년간 새 얼굴의 외야수들을 대거 기용하기 시작했다. 백업으로 뛰었던 김재유를 비롯해 지난해 트레이드로 영입한 추재현 그리고 신용수와 최민재, 장두성 등 신진 세력에게 1군 기회를 줬다. 또, 올 시즌 신인 나승엽은 연습경기에서 외야수 실험을 거치기도 했다.

시행착오가 따르는 과정이다. 전준우와 손아섭이라는 주축 외야수가 버티는 롯데는 남은 한 자리를 놓고 다양한 선수들을 상대로 테스트하고 있다. 2군 자원 대거 활용이라는 래리 서튼 감독의 기조와 맞아떨어지면서 계속해 힘을 받는 모양새다.

다만 아직 민병헌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대체하는 선수는 나타나고 있지 않다. 올 시즌 초반에는 추재현이 활약했고, 최근 들어선 김재유와 신용수가 많은 기회를 받고 있지만 주전 명찰을 붙이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그러나 이제 민병헌의 은퇴가 확정되면서 외야 세대교체에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이는 또, 내년 이대호의 은퇴와 맞물려 가속도가 붙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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