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리 케인(위)과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아래).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지금까지만 보면 선수도 팀도 모두 손해다.

지난 여름 이적 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군 선수는 해리 케인이다. 케인의 가치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절정에 달했다.

단순 골만 잘 넣는 선수가 아니라 경기를 조립하고 킬 패스를 뿌리는 능력까지 정상급이란 걸 보여줬기 때문이다. 케인은 득점(23골)과 도움(14회)에서 프리미어리그 1위에 오르며 다시 한 번 유럽 최고 공격수 지위를 굳혔다.

세계 최고 부자 구단인 맨체스터 시티가 케인에게 접근했다. 마침 세르히오 아게로가 바르셀로나로 떠나면서 최전방 공격수가 필요했다. 팀 창단 후 첫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해 케인은 필요한 조각으로 여겨졌다.

맨시티에게 돈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토트넘은 팀의 간판이자 계약 종료까지 3년이나 남은 케인의 몸값을 천정부지로 올렸다.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 이적료인 1억 2,500만 파운드(약 2,000억 원)를 제시했지만 퇴짜 맞았다.

케인은 분노했다. 이적을 허락하겠다는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 말을 바꿨다는 것이다. 프로 데뷔 후 단 한 번의 우승 경험이 없는 케인은 맨시티로 이적을 강하게 원했다.

결국 케인은 토트넘에 남았다. 현재 토트넘은 3승 3패로 리그 11위, 케인은 리그 5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쳐있다.

영국 매체 '토크스포츠'의 축구전문가 알렉스 크룩은 케인을 지키기로 한 토트넘의 판단을 비판했다. 맨시티로 가고 싶어 하는 케인을 붙잡은 건 결과론적으로 좋지 못한 결정이었다는 것이다.

크룩은 "현재 토트넘은 암울하다. 이런 상황을 자초한 건 토트넘 레비 회장"이라며 "지난 여름 케인을 간신히 지켜냈다. 하지만 오히려 케인을 팔았어야 했다. 레비 회장 고집 때문에 선수 의사에 반하는 결정을 했다. 그 결과가 지금 보여주는 성적이다. 토트넘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피곤해 보인다. 특히 케인은 토트넘에 뛰기 싫어하는 선수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스톤 빌라와 비교했다. 아스톤 빌라는 팀의 에이스인 잭 그릴리시를 지난 여름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 이적료인 1억 파운드(약 1,600억 원)를 받고 맨시티에 팔았다.

크룩은 "토트넘은 케인 팔았어야 했다. 그릴리시를 팔고 여러 선수를 영입한 아스톤 빌라처럼 케인 이적료로 다른 선수들을 데려와 팀 전력 자체를 강하게 만드는 게 나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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