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남양주, 김건일 기자] 좌절을 겪은 이들은 새로운 출발점에 서기를 원한다.

고양 원더스가 사라지면서 '야구계 미아'들이 의지할 곳은 지난해 3월 20일 창단한 독립 야구단 연천 미라클이 유일하다. 미라클 출신으로 이케빈(삼성) 이강혁(NC) 김원석(한화) 3명이 프로에 진출했다.

프로라는 꿈을 버리지 않은 이들이 19일 남양주 다산야구장에서 진행된 2016년 연천 미라클 공개 선수 모집에 참가했다.

25명을 뽑는 이번 트라이아웃에는 지원자 60명이 몰렸다. 한화 1군에서 이름을 알린 허유강 등 프로 출신 14명은 물론 사회인 야구를 하던 일반인, 이번 테스트를 위해 청원 휴가를 신청해서 나온 군인까지 면면이 다양하다.

"지난날이 너무 후회돼 살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한번 해 보고 싶어서 지원했다." "내 인생 모든 걸 쏟아붓고 싶다."

이력은 다르지만 목표는 같은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꺼낸 말은 '마지막'이다. 이번 트라이아웃은 야구 선수로 좌절을 겪은 이들에게 마지막 도전의 장이었다.

허유강은 지원자들 가운데 가장 이름값이 있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1번째로 한화의 지명 받은 뒤 1군에서 4년 동안 75경기에 나섰다.

허유강은 "전 소속팀에서는 실력이 모자랐다. 실력을 쌓아 꼭 프로 무대에 복귀하고 싶다"고 밝혔다. 열악한 상황에 대해서는 "운동하는 데 운동장 하나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SK 와이번스 모자와 고양 원더스 유니폼을 입고 나타난 사이드암스로 투수 김장우(개명 전 김민형)는 다소 억울한 사례다.

경희대를 중퇴하고 고양 원더스로 향한 뒤 능력을 인정받아 설재훈 등과 함께 SK 유니폼을 입었으나 지난해 9월 갑작스럽게 방출을 통보 받았다. 대학교 자퇴 선수는 해당 선수가 졸업하는 연도에 드래프트에 나설 수 있는데 김장우는 그와 같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불법 등록 선수가 됐다는 게 이유였다.

김장우는 올해를 야구 인생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한번만 죽도록 해 보고 싶어서 지원했다. 누구보다 열심히 할 계획이기 때문에 올해 안되면 미련 없이 떠날 거다."

[사진] 허유강(위), 김장우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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