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오상진 객원기자] 현역 왼손 투수 가운데 통산 최다승인 ‘214승 투수’ CC 사바시아(36, 뉴욕 양키스)가 5선발 자리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2016년 시즌 개막이 2주 정도 남은 가운데 양키스의 1~4선발은 확정적이다. 다나카 마사히로-마이클 피네다-네이선 이오발디-루이스 세베리노가 선발진을 이룬다. 5선발 한 자리를 놓고 사비시아와 이반 노바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양키스의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은 ‘YES네트워크’와 인터뷰에서 “노바는 지난해 토미존 수술을 마치고 돌아왔기 때문에 제대로 판단할 기회가 적었다. 이번 스프링 트레이닝이 좋은 지표가 될 것이다”며 충분한 기회를 약속했다. 이름값이나 계약 규모 등 외부 조건보다 순수한 실력 경쟁으로 5선발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 기록만 놓고 보면 사바시아가 노바에 근소하게 앞서 있다. 그러나 시범경기 성적을 기준으로 하면 두 선수는 큰 차이가 없다.

사바시아는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지난 9일(이하 한국 시간) 마이애미전에서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이후 두 경기에서 5⅓이닝 동안 11피안타 10실점(6자책점)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노바는 21일 미네소타와 경기서 4⅓이닝 4실점으로 고전한 것을 제외하면 이전 3경기에서 9이닝 동안 2점만 내주는 안정적인 투구 내용을 보였다.

사바시아는 2016년 시즌 연봉이 2,500만 달러에 이르는 고액 연봉자다. 이러한 선수를 불펜으로 돌리기엔 효율이 떨어진다. 또 양키스는 1~4선발까지 모두 오른손 투수다. 때문에 왼손 선발이 한 명쯤은 필요하다. 여러모로 사바시아가 노바보다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지난 시즌 노바가 부상에서 복귀했을 때도 불펜으로 밀려난 선수는 부진하던 사바시아가 아닌 선발로 전환해 호투하고 있던 아담 워렌이었다.

그러나 변수는 있다. 올해 7월이면 만 36세가 되는 사바시아는 최근 3년간 평균자책점이 4.81로 확실히 내림세에 접어든 투수다. 고질적인 무릎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도 이름을 자주 올리고 있다.

노바는 올해 29세로 사바시아보다 젊다. 토미존 수술 후에도 평균 시속 150km의 빠른 공을 던진다. 대부분 전문가는 노바가 사바시아보다 더 매력적인 선발 카드라고 입을 모은다. 올 시즌 명가 재건을 노리는 양키스는 부상 변수만 아니라면 당연히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 주는 선수에게 5선발 자리를 맡기고 싶을 것이다. 사바시아가 남은 시범경기에서 안정감 있는 투구 내용을 보이지 못한다면 아무리 경험이 풍부하고 천문학적인 몸값을 받는다 해도 쉽게 선발 자리를 보장 받지는 못할 것이다. 노바가 노릴 수 있는 틈은 분명히 있다.

한때 사바시아는 랜디 존슨 이후 300승 가능성이 가장 컸던 투수였다. 올스타에 6번 뽑혔고 2007년에는 사이영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2000년대 중, 후반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왼손 투수였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무릎이 계속 아파 공에 힘을 실을 수 없었다. 정규 시즌이 끝난 뒤 알코올 중독 치료를 위해 포스트시즌 출전을 포기했다. 올해 초 무릎 보호대를 벗고 선발로서 재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참고: MLB.com, 팬그래프닷컴, CBS스포츠 등

[사진] CC 사바시아(위), 이반 노바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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