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박현철 기자] KBO 사상 최연소 사이클링히트 기록 보유자. 여러 팀이 트레이드 카드로 탐을 냈던 선수. 그러나 부상으로 인해 은퇴 위기까지 몰렸다가 고향팀에서 조금씩 제 잠재력을 현실화 중인 30대 야수. KIA 타이거즈 외야수 신종길(32)이 자신의 호타준족 DNA를 제대로 폭발시킬 수 있을까.

신종길은 현재 KIA의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집중 훈련 중이다. 광주일고 대선배이자 KIA의 새 감독으로 취임한 김기태 감독은 신종길의 타격 훈련을 지도하며 팔로 스윙과 임팩트 시 손목을 제대로 쓰는 법에 대해 알려준 뒤 신종길이 이 동작을 제대로 따라하자 “차기 주장 감이다. 2년 안에 타격 5걸 안에 들어야 한다”라며 웃었다.

2002년 2차 6라운드로 롯데에서 데뷔한 신종길은 2003시즌 후 투수 이상목의 프리에이전트(FA) 보상 선수로 한화 이적했다. 한화 이적 후 첫 시즌 성적은 49경기 2할2푼4리 1홈런 10타점 4도루. 그런데 이 1홈런이 2004년 9월21일 대전 두산전에서 4타수4안타1홈런4타점 사이클링히트 기록을 세우며 때려낸 것이다. 당시 신종길은 만 20세9개월20일로 프로야구 역대 최연소 사이클링히트 기록을 세웠다.

이 때문에 김경문 당시 두산 감독은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오고 싶은 선수로 삼성 조동찬과 함께 신종길을 꼽았다. 내야수로서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은 물론 일발장타력까지 지녔기 때문. 특히 100m를 11초F에 끊는 빠른 발은 프로야구 전체를 돌아봐도 최고급이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신종길은 치명적인 손목 부상과 공익근무 복무로 은퇴 위기까지 몰렸다.

선수 본인도 손목의 수술 흉터 자국을 보여주며 “많이 힘들었습니다” 이 한 마디만 했을 뿐. 자세한 이야기를 꺼려했다. 2008시즌 후 외야수 강동우와의 1-1 맞트레이드로 고향팀 KIA 유니폼을 입은 뒤 신종길은 점차 1군에서 기회를 얻기 시작했다. 내야수로 뛰다 외야수로 전향하며 좀 더 공격력 보강에 힘을 쏟았고 2010시즌 58경기 3할2푼1리 18타점 16도루로 후반기 힘을 보탰다.


2012시즌 이순철 당시 수석코치의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44경기 1할5푼7리에 그쳤던 신종길은 2013시즌부터 주전 외야수로 우뚝 섰다. FA 이적해 온 김주찬의 부상 공백을 메우며 외야 한 축을 지킨 선수가 바로 신종길. 2013년 104경기 3할1푼 4홈런 50타점 29도루를 기록한 신종길은 지난 시즌에도 103경기 2할9푼2리 9홈런 51타점 20도루로 활약했다.

그러나 김 감독이 생각하는 신종길의 최대치는 그 이상이다.  현역 시절 최고의 좌타자 중 한 명이었던 김 감독이 영상을 통해 신종길에게 지도한 부분은 바로 타구에 힘을 간결하게, 그리고 제대로 싣는 것. 단순히 테이블세터 요원이나 단타자라면 신종길에게 이 부분을 지도하기보다 내야안타 양산에 걸맞는 타격을 요구했을 것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신종길에게 잔동작을 줄이는 대신 타격 시 손목 이용으로 빨랫줄 같은 타구를 만드는 동시에 타격 후 스윙을 끌고 나오며 중장거리 타자로 진화할 수 있길 기대했다.

운동능력이 뛰어난 선수는 모든 지도자가 탐낸다. 일본 리그에서도 지도자 생활을 했던 한 야구인은 신종길에 대해 “빠른 발에 힘도 있다. 마치 소프트뱅크 마쓰다 노부히로 같은 선수”라고 평했다. 한때 소프트뱅크에서 이범호(KIA)와 3루 경쟁을 펼치기도 했던 마쓰다는 2011시즌 25홈런-27도루로 호타준족의 면모를 뽐내며 두각을 나타냈고 2013년 일본 WBC 대표팀까지 승선했다. 우리 나이 서른셋의 외야수 신종길은 자신의 운동능력과 연륜이 쌓인 기술을 더해 호타준족으로서 제 잠재력을 완전히 폭발시킬 수 있을까. 

[사진] 신종길 ⓒ KIA 타이거즈

[영상] 김기태 감독의 신종길 '특급 칭찬' ⓒ SPOTV NEWS 오키나와=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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