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조영준 기자] '빅풋'다운 괴력은 찾아볼 수 없었다. 상대의 전략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쉽게 안면을 노출했다. 마크 헌트(뉴질랜드)와의 경기서 보여운 강한 맷집과 투지도 실종됐다.

안토니오 '빅풋' 실바(35, 브라질)가 또다시 침몰했다. 실바는 23일(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열린 'UFC 파이트나이트(FIGHT NIGHT) 61' 헤비급 매치에서 프랭크 미어(35, 미국)에 TKO패 당했다.

미어가 '빅풋 사냥'에 성공한 시간은 불과 100초였다. 실바는 지난해 9월에 열린 안드레이 알롭스키(미국)와의 경기서 1라운드를 넘기지 못했다. 반드시 이겨야만 했던 미어와의 ‘벼랑 끝 매치’도 1라운드에 쓰러졌다.

이로써 실바는 개인통산 5번 째 1라운드 KO패를 당했다. 격투기 무대에서 꾸준하게 자신의 입지를 닦아온 실바는 지난 2011년 '60억분의 1' 에밀리야넨코 표도르(러시아)에 2라운드 TKO승을 거뒀다.

이 경기로 인해 자신의 가치를 상승시킨 실바는 UFC 헤비급 10위 안에 진입했다. 2013년 12월에 열린 마크 헌트와의 경기서는 UFC 역사에 남을 만한 명승부를 펼쳤다. 실바와 헌트는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지만 경기 내용은 매우 치열했다. 당시 실바의 얼굴은 흘러내리는 피로 뒤덮였다. 실바는 헌트의 강펀치를 끝가지 버티며 관중들의 갈채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그의 명성에 금이 갈 사건이 발생했다. 이 경기를 마친 실바는 약물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UFC측은 2013년 12월 "실바는 TRT(테스토스테론 대체요법) 사용 허가를 받았다. 경기 전 검사에서는 모든 항목이 정상이었다. 그러나 대회당일 검사했을 때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허용치를 초과했다'고 발표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헌트와 명승부를 펼친 그의 명예는 추락했다. 설상가상으로 이후 열린 알롭스키와의 경기서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실바는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미어와 '벼랑 끝 매치'를 펼쳤다. 4연패의 늪에 빠진 미어도 더 이상 뒷걸음 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과는 달리 실바는 100초를 버티지 못했다. 왼손잡이인 미어는 사우스포가 아닌 오소독스 스타일로 실바를 공략했다. 왼손 잽으로 실바를 괴롭힌 미어는 전광석화 같은 레프트 훅과 이어진 파운딩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약물 스캔들에 연패를 당한 실바의 앞날은 불투명해졌다. 이번 경기를 통해 자신의 약점인 느린 발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벼랑 끝에서 살아남지 못한 실바가 다시 재기할 수 있을까.

[사진 = 안토니오 실바 ⓒ Gettyimages 영상 = 캐스터 최두영, 영상편집 송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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