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배정호 기자] 1회말 삼성의 긴 공격이 끝났다. 2회초 NC의 공격이 시작됐고 장내 아나운서는 “5번 타자 서드 베이스맨 박석민”이라는 방송을 했다. 삼성에서 NC로 FA 이적한 박석민이 친정팀을 상대로 첫 타석에 들어서는 순간이었다. 

박석민은 1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 5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박석민이 타석에 들어서기 전 1루 더그아웃 앞에서 배트를 휘둘렀다. 얼굴에는 긴장이 가득했다. 경기 전 박석민은 “삼성 팬들에게 인사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 그것이 도리인 것 같다”면서 “인사를 했는데 야유를 하면 어떡하지”라는 작은 걱정을 했다. 박석민이 타석에 들어서는 순간 1, 3루에서 동시에 “박석민! 박석민!”을 연호했다. 박석민의 걱정은 한순간에 날아갔다. 

박석민이 모자를 벗었다. 3루 측 삼성 팬들에게 먼저 예우를 갖춘 박석민은 1루 측에도 인사를 건넸다. 박석민이 팀 동료였던 윤성환의 2구를 타격했다. 박석민은 정확하게 공을 맞히며 안타성 타구를 만들었지만 3루수 발디리스가 다이빙해 공을 낚아챘다. 박석민의 첫 타석은 땅볼 아웃.

더그아웃으로 들어와 무언가 메모를 했던 박석민이 4회초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박석민이 윤성환의 3구를 다시 잡아당겼다. 경쾌한 소리와 함께 방망이에 맞은 공은 담장 밖으로 날아갔다. 비거리 135m 홈런이었다. 박석민이 베이스를 돌기 시작했다. 삼성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홈런을 친 박석민에게 박수를 쳤다. 

경기 전 박석민은 “라팍 좋네”를 연신 외치며 친정 나들이를 즐겼다. 옛 동료 선수들과 포옹하며 진한 우정을 나눴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살이 좀 빠졌나. 네가 잘됐으면 좋겠지만 우리 팀이랑 할 때는 잘하면 알지”라고 농담을 건넸다. 

“내가 원정팀들이 묵는 그랜드 호텔에서 잠을 잘 일이 뭐 있었겠습니까”라며 아직 기분이 묘하다고 밝혔던 박석민. 팀 승리를 이끌고 싶다는 그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NC는 이날 삼성에 5-16으로 크게 졌다.

[영상] 박석민 라팍 오던 날 ⓒ 스포티비뉴스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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