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너 맥그리거는 20일(한국 시간) 트위터에서 갑자기 은퇴를 선언했다.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코너 맥그리거(27, 아일랜드)는 지난해 12월 UFC 194에서 10년 동안 지지 않은 절대 강자 조제 알도(29, 브라질)를 13초 만에 눕혔다. UFC 페더급 통합 챔피언에 오른 후 남긴 한마디는 "정확성이 파워를 이기고, 타이밍이 스피드를 이긴다"였다.

그리고 바로 라이트급 챔피언 하파엘 도스 안요스(31, 브라질)에게 도전했다. 지난달 UFC 196에서 상대하려고 했던 도스 안요스가 부상으로 빠지자, 대체 선수 네이트 디아즈(30, 미국)와 웰터급으로 싸웠다.

2라운드 리어 네이키드 초크에 걸려 디아즈에게 역전패한 맥그리거는 "이제 페더급 타이틀 방어전을 치르겠다"고 했지만, 곧 마음을 바꿨다. 오는 7월 10일 UFC 200에서 디아즈와 웰터급 재대결을 펼치기로 했다.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그는 디아즈와 재대결에 집착하고 있었다. 다른 건 생각하지 않을 정도였다"고 밝혔다.

그런데 우리나라 시간으로 20일 새벽에 갑자기 은퇴 의사를 나타냈다. 트위터에 "젊을 때 은퇴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동안 고마웠다. 나중에 또 만나자"는 짧은 글을 남겼다. 어떤 조짐도 없었다. 뜬금없는 은퇴 선언에 팬들은 물론 선수들도 황당해 했다.

곧바로 화이트 대표는 그의 UFC 200 출전을 취소했다. 맥그리거가 이번 주 예정된 기자회견 참석을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분명히 맥그리거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파이터로서 맥그리거를 존중한다. 인간으로서도 좋아한다. 하지만 누구라도 공식 행사는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UFC 페더급 통합 타이틀 획득→라이트급 타이틀 도전→라이트급 챔피언 하파엘 도스 안요스 부상으로 네이트 디아즈와 웰터급 경기→페더급 타이틀 방어 예고→네이트 디아즈와 웰터급 재대결 확정→트위터에 은퇴 의사 표시→네이트 디아즈 재대결 취소

불과 4개월 안에 이뤄진 일들이다. 세계 종합격투기계를 들었다 놨다 한, 도깨비 같은 행보다.

▲ 코너 맥그리거는 도깨비 행보로 세계 종합격투기계를 뒤흔들고 있다. ⓒGettyimages
맥그리거가 정말 은퇴를 결심한 것인지는 아직까지 알 수 없다. 트위터 한마디 외에 어떠한 발언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은퇴 이유도 명확하지 않다. 지난 10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토털 익스트림 파이팅(Total Extreme Fighting)에서 맥그리거의 팀 동료 찰리 워드와 경기한 포르투갈의 주앙 카르발류가 TKO패하고 이틀 뒤 사망한 사고 때문일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카르발류가 세상을 떠난 뒤 페이스북에 "챔피언으로 카르발류를 기억해 달라"며 추모 글을 남긴 맥그리거가 감정에 휩싸여 은퇴를 결심했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지금 아이슬란드에 머물고 있는 맥그리거는 19일까지만 해도 페이스북에 "좋은 훈련을 위해 얼음의 나라에 돌아왔다"면서 동료와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은퇴 선언이 일종의 '연극'이라면 UFC와 힘겨루기를 시작한 것일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UFC의 통제에서 벗어나려는 맥그리거가 기자회견 등 공식 행사 참가를 거부한 것이 발단일 가능성이 있다.

맥그리거의 코치인 존 카바나도 트위터에 "그동안 즐거웠다"는 글을 썼다. 맥그리거 관계자들은 미국의 여러 매체의 접촉에 반응하지 않고 있다. 단체 행동하고 있다는 증거다.

화이트 대표는 "맥그리거가 은퇴한다고? 그건 그가 결정할 사안이다. 난 잘 모르겠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세계 종합격투기 팬들은 다음 맥그리거의 발언을 기다리며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

▲ 지난 19일(한국 시간) 코너 맥그리거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