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야레알 ⓒ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송영주 해설위원] ‘노란 잠수함’ 비야레알은 2013년 여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로 복귀한 후, 약진을 거듭했다. 특히, 이번 시즌 보여준 비야레알의 행보는 말 그대로 순항이었다. 비록 25일(이하 한국 시간) 열린 소시에다드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최근 리그 3경기에서 1무 2패로 다소 주춤하지만 새로운 역사를 쓰기 일보직전이다. 과연 비야레알은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까?

노란 잠수함이 돌아왔다

비야레알은 35라운드까지 소화한 2015-16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4위에 올라있다.  UEFA 유로파리그에서는 준결승에 진출한 상황이다. 비록 유로파리그 준결승에서 리버풀을 만나 결승 진출이나 우승을 장담할 수 없지만 이미 유로파리그 우승 자격이 충분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프리메라리가에서는 5위 빌바오와 6위 셀타비고의 추격이 거세지만 4위를 유지하며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할 가능성이 크다. 말 그대로 축구팬이 기억하는 노란 잠수함이 돌아온 것이다.

물론, 많은 축구팬들은 페예그리니의 비야레알을 기억하고 있다. 비야레알은 2003-04시즌 UEFA컵(현 유로파리그)과 2005-06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후안 로만 리켈메라는 플레이메이커를 앞세워 준결승에 진출했다. 2007-08시즌 프리메라리가에서는 니하트 카베시와 로베르트 피레스, 산티 카솔라, 마르코스 세나 등의 활약을 바탕으로 바르셀로나와 AT 마드리드를 제치고 2위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2010-11시즌 유로파리그 준결승에 진출하기도 했다. 따라서 비야레알의 현 성적이 낯설지는 않다.

그러나 비야레알은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이 2009년 여름 팀을 떠나면서 팀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2012-13시즌 프리메라리가 18위로 강등하고 말았다. 13시즌 만에 세군다리가로 강등되면서 2000년대 이전의 우울한 시기로 돌아갈 느낌이 강했다. 그러나 2012-13시즌 세군다리가 2위로 승격하고, 지난 2시즌 동안 연속으로 6위를 기록하면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 노란 잠수함은 말 그대로 순항을 이어가며 스페인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성적을 내고 있다.

순항의 원동력은?

비야레알의 순항은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의 등장과 관련이 깊다. 비야레알은 페예그리니 감독이 떠난 후, 4년 동안 무려 6명의 감독 밑에서 고전했지만 마르셀리노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 있다. 4-4-2 포메이션으로 중원부터 단단한 수비전술을 구사하고 빠른 역습에 의한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지난 2시즌 동안 수비에 비해 득점력이 부족해 상대를 압도하는 힘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2013-14시즌 이케추쿠 우체가 14골, 지오바니 도스 산토스가 11골을 넣었고, 2014-15시즌 루시아노 비에토가 12골, 헤르라드 모레노가 7골을 넣었지만 상대를 압도하기엔 2% 부족한 모습이었다. 따라서 마르셀리노 감독은 이번 시즌이 시작하기 전, 득점력을 강화하고자 세드릭 바캄부와 로베르토 솔다도, 아드리안 로페스, 레오 밥티스탕 등을 영입하면서 공격진을 개편했다.

마르셀리노 감독은 과거 비야레알이 리켈메 시절을 제외하면 디에고 포를란과 니하트 카베시, 쥐세페 로시와 니우마르 등 환상적인 투톱을 구성했을 때 좋은 성적을 냈다는 사실을 고려한 것처럼 보인다. 바캄부와 솔다도, 아드리안, 레오 밥티스탕 등을 통해 다양한 조합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세드릭 바캄부는 이번 시즌을 통해 중요한 경기마다 파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리그에서 12골을 넣으며 물 오른 득점력을 과시할 뿐만 아니라 유로파리그에서 9골을 넣으며 중요한 경기에 더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세드릭 바캄부가 해결사 역할을 하는 가운데 아드리안과 레오 밥티스탕, 로베르토 솔다도, 데니스 수아레스, 브루노 소리아노 등이 득점 지원하면서 상대를 제압하고 있다.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까?

비야레알은 유로파리그 준결승에 진출해 역사상 첫 우승을 노리고 있다. 프리메라리가에서 4위를 유지하면서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하길 간절히 원하고 있다. 비야레알은 프리메라리가와 세군다리가, 세군다B, 코파 델 레이 등에서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다. 뿐만 아니라 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리그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없다. 유일한 우승 경험은 인터토토컵 무대에서 거둔 2차례 우승 경험이 전부이다. 특히, 유로파리그에서 2003-04시즌과 2010-11시즌 준결승에 진출했지만 각각 발렌시아와 포르투에 발목을 잡혀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

비야레알은 비록 준결승전에서 리버풀을 만나 고전할 가능성이 크지만 이미 나폴리, 레버쿠젠, 스파르타 프라하 등을 상대로 무패를 기록하며 준결승에 진출해 충분히 우승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수비가 최근 다소 흔들리지만 워낙 수비전술 하에서 역습에 능한 모습을 보여주고, 세드릭 바캄부라는 확실한 해결사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토너먼트 대회에서 전력 이상의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존재한다.

과연 비야레알이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까.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럼에도 워낙 쟁쟁한 팀들이 준결승에 진출했으므로 유로파리그 우승 여부는 예단할 수 없다. 그렇지만 비야레알이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할 지라도 역사적인 시즌을 보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노란 잠수함’이 이번 시즌 프리메라리가와 유로파리그에서 기대 이상으로 순항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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