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광주, 배정호 기자] 넥센으로부터 조건 없이 KIA로 옮긴 서동욱은 지난달 1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삼성 라이온즈전 첫 타석에서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서동욱은 베이스를 도는 내내 만감이 교차했다. 마음고생이 심했던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김동호의 3구째 시속 139km 투심 패스트볼을 그대로 받아친 순간 "베이스를 돌면서 속으로 ‘이제 됐다’고 외쳤다. 모든 것이 후련했다”고 돌아봤다.

중계 화면에 잡히지 않았으나 서동욱은 3루 베이스를 찍고 홈으로 들어오면서 관중석에 앉아 있는 아내 주민희 씨를 향해 사랑의 세리머니를 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 홈런을 아내에게 바친다고” 말했다.

그런데 정작 아내는 세리머니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어떤 사연이었을까. 경기 전 서동욱은 가족석이 있는 3루 쪽에 아내가 앉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곳에 아내는 없었다.

서동욱은 “원래 아내가 경기장에 잘 안 오는 편이다. 이사 때문에 잠시 광주에 들렀다가 경기장에 왔다. 분명히 3루쪽 가족석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라며 웃었다. 이어 “원래 가족들을 잘 찾는 편인데 정신 없이 긴장했던 것 같다”며 멋쩍어 했다.

서동욱은 2008년 9월 27일 SK전에서 정대현을 상대로 생애 첫 끝내기 안타를 치면서 얻은 생애 첫 방송 인터뷰를 당시 중계사 아나운서로 활동하던 주민희 씨와 함께했다. 두 연인이 질문을 주고받는 아름다운 장면이 전국에 생방송됐다. 서동욱은 2012년 12월 주민희 씨와 결혼에 골인했다.

서동욱이 인터뷰에서 아내에게 영상 편지를 썼다. 표현을 잘 못하지만 고생하고 응원해 주는 거 알고 있다. 앞으로 좋은 일이 많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정말로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날거야. 많이 사랑합니다”라고 쑥스럽게 말했다.

서동욱은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친정팀 넥센을 상대로 첫 경기를 갖는다.

서동욱은 “넥센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친정팀과 경기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기대되고 흥분이 된다”면서 “감사의 표현을 할 수 있는 것은 첫 타석에 들어가 인사를 하는 것이다. 꼭 머리 숙여 인사를 한 뒤 경기에서는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상] 서동욱 인터뷰 ⓒ스포티비뉴스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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