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배정호 기자] 경기 전 ‘한 지붕 두 가족’  두산과 LG 선수들은 서로의 안부를 묻는 등 화기애애했다. 7번 이병규는 최근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양의지를 걱정했다. 옆에 있던 히메네스는 양의지에게 “Hey! Today Game?”이라고 물었다. 양의지는 쑥스러워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LG 포수 정상호는 3루측 두산 라커룸에서 1루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김재환을 발견했다. 정상호는 김재환이 마시고 있던 에너지 드링크를 가로채 지나가던 후배 채은성에게 줬다. 정상호가 “재환이가 이거 마시고 잘 치는 것 같다. 너도 마시고 오늘 홈런을 치라”고 외쳤다.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시즌 2차전이 열렸다. LG 선발투수 소사의 1구로 시작된 19번째 어린이날 경기. 경기가 시작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두 팀 선수들은 눈에 독기를 품었다. 

선취점은 LG가 뽑았다. LG가 달아나면 두산은 곧바로 추격했다. 라이벌전답게 명승부가 펼쳐졌다. 잠실구장을 찾은 야구 팬들은 한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박용택이 6회말 3점 홈런으로 경기에 마침표를 찍는 듯했지만 두산은 곧바로 7회초 대거 4점을 뽑으며 기어코 승부를 7-7원점으로 되돌렸다. 

승리 기회는 두산이 먼저 잡았다. 두산은 10회초 조수행과 정수빈의 연속 안타로 1사 1, 2루 기회를 만들었다. 민병헌의 차례 때 대기 타석에 양의지와 김재환이 있었다. 양의지가 김재환에게 속삭였다. 

“재환아, 네가 마무리해라. 주자 쓸어 담아.” 

하지만 두산은 점수를 올리지 못했다. 곧바로 LG가 기회를 잡았다. 10회말 채은성이 2루타를 쳤고 4번 타자 이병규가 2루수 땅볼로 진루타를 쳤다. 1사 3루.

두산의 투수 교체를 틈타 양상문 감독이 히메네스를 급히 불렀다. 통역이 뛰어왔다. 양상문 감독이 히메네스의 엉덩이를 토닥이며 격려했다. 서용빈 타격 코치는 혹시 모를 상황에 다음 타자 오지환의 긴장을 풀어 줬다. 

히메네스가 두산 마무리 이현승의 볼을 연속해서 파울로 만들자 긴장은 더욱 높아졌다. 히메네스가 이현승의 9구째를 받아쳤다. 공은 3루수 허경민의 글러브로 들어갔다. 허경민이 잽싸게 공을 글러브에서 빼냈고 3루 주자 채은성은 앞만 보고 홈으로 돌진했다. 결과는 세이프. 두산은 곧바로 합의 판정을 요청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8-7로 이긴 LG 선수들은 팬들의 환호 속에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3루측 라커룸으로 들어갔고 패한 두산 선수들은 아쉽게 복도를 거쳐 1루측 라커룸으로 돌아갔다.

[영상] LG 끝내기의 재구성 ⓒ스포티비뉴스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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