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차지한 이치로 ⓒ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오상진 객원기자] 메이저리그 최초의 신인왕 재키 로빈슨은 명예의 전당 헌액자이다. 만 28세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10년 동안 선수로 뛰며 1949년 내셔널리그 MVP가 됐으며 타율 1위(1회), 출루율 1위(1회), 도루 1위(2회)와 1949년부터 1954년까지 6년 연속 내셔널리그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꾸준하게 활약했다. 그리고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1962년 다저스의 유니폼을 입고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로빈슨처럼 신인왕을 수상한 선수들 가운데 한 시즌 반짝 활약에 그치지 않고 오랜 기간 꾸준히 기량을 펼친 선수들이 있다. 69년 동안 탄생한 138명의 신인왕 가운데 ‘될성부른 떡잎’ 단계를 지나 오랜 기간 화려하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데 성공한 선수는 얼마나 있을까?

◆ 24명의 MVP 수상자

138명의 메이저리그 신인왕들 가운데 리그 MVP 타이틀 경력이 있는 선수는 24명이다. 현역 선수들 가운데에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수상자 브라이스 하퍼를 비롯해 2012년 아메리칸리그 수상자 마이크 트라웃 등 9명이나 있다. MVP에 2회 이상 오른 선수는 5명(윌리 메이스, 프랭크 로빈슨, 조니 벤치, 칼 립켄 주니어, 앨버트 푸홀스)이며 앨버트 푸홀스는 가장 많은 3번의 MVP가 된 경력이 있다.

신인왕과 동시에 MVP에 오른 선수는 역사상 단 2명 뿐이다. 1975년 수상자 프레디 린(보스턴 레드삭스)과 2001년 수상자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가 주인공이다.

프레디 린은 1974년 9월에 데뷔해 15경기에서 타율 0.419와 2개의 홈런으로 이미 가능성을 보였다. 본격적인 풀타임 시즌 첫해 145경기에서 타율 0.331, 21홈런, 105타점을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고 신인왕, MVP뿐만 아니라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까지 받으며 그해 받을 수 있는 모든 상을 휩쓸었다.

1992년 일본 프로 야구 오릭스 블루웨이브에서 데뷔해 2000년까지 9년 동안 일본 최고의 타자로 군림한 스즈치 이치로는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 유니폼을 입으면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정확한 타격과 빠른 발, 강한 어깨를 지닌 이치로는 데뷔 첫해 타율 1위(0.350), 최다 안타 1위(242개), 도루 1위(56개)에 오르며 메이저리그에 안착했다. 그리고 이치로의 활약을 바탕으로 시애틀은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승수인 116승을 올렸다.

포지션이 외야수인 린과 이치로 두 선수는 모두 아메리칸리그 MVP와 신인왕을 동시에 자신의 경력에 추가했다. 두 선수의 활약으로 보스턴과 시애틀은 지구 우승을 차지했지만 월드시리즈 우승에는 실패한 것 또한 공통점이다.
▲ 메이저리그 역사에 사이영상과 신인왕을 동시에 받은 ‘스크류볼 마스터’ 페르난도 발렌수엘라 ⓒ Gettyimages

 6명의 사이영상 수상자

37명의 투수 신인왕 가운데 사이영상을 받은 선수는 6명에 불과하다. 1949년 양대 리그로 나누어 신인왕을 수상한 첫해 돈 뉴컴(브루클린 다저스)은 17승 8패 평균자책점 3.17의 기록으로 내셔널리그 신인왕이 됐고 이는 투수로서는 처음이었다. 뉴컴은 1956년 27승 7패 평균자책점 3.06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과 MVP를 동시에 차지하며 신인왕과 사이영상를 받고 MVP가 된 최초의 투수가 됐다.

2006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저스틴 벌렌더는 2011년 24승 5패 평균자책점 2.40의 기록으로 사이영상을 수상하고 MVP에 올라 뉴컴에 이어 두 번째로 신인왕-사이영상-MVP 수상 경력을 가진 선수가 됐다.

1967년 신인왕 톰 시버(뉴욕 메츠)는 가장 많은 3번의 사이영상 수상 경력이 있다. 시버는 1969년, 1973년, 1975년 사이영상을 받았고 내셔널리그 올스타에 12회 선정됐다. 만 41세까지 20년간 활약한 시버는 300승-3000탈삼진을 기록한 10명의 투수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통산 311승, 3640탈삼진.

메이저리그 역사에 사이영상과 신인왕을 동시에 수상한 선수는 ‘스크류볼 마스터’ 페르난도 발렌수엘라(LA 다저스) 뿐이다. 멕시코 출신의 발렌수엘라는 선수 파업에 따른 단축 시즌이었던 1981년 25경기에서 13승 7패 평균자책점 2.48의 기록으로 내셔널리그 신인왕과 사이영상을 동시에 차지했다.

 15명의 명예의 전당 멤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선수들은 MVP 경력자보다 적은 15명이다.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려면 꾸준한 활약이 필요한 만큼 초대 수상자 재키 로빈슨을 제외한 14명의 선수들이 15시즌 이상 선수 생활을 유지했다.

이들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인 24시즌을 뛴 선수는 1972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퍼지’ 칼튼 피스크(보스턴 레드삭스)다. 공격형 포수의 대명사로 불리는 피스크는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11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13시즌을 뛰며 실버슬러거를 3회 수상했고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에 11회나 뽑혔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기 전인 1997년에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등 번호 72번이 영구 결번 처리됐으며, 2000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면서 그가 신인왕을 수상했던 1972년 당시 등 번호였던 27번 역시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영구 결번이 되는 영광을 누렸다.

피스크 다음으로 긴 22시즌을 활약한 신인왕 출신 선수는 자이언츠 출신 두 명의 ‘윌리’ 윌리 메이스(뉴욕 자이언츠-샌프란시스코 자이어츠 전신)와 윌리 맥코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다. 두 선수 모두 통산 500홈런 이상의 기록을 지닌 자이언츠를 대표 강타자였다. 1951년 수상자인 윌리 메이스는 메이저리그에서 3할 타율-600홈런-300도루를 동시에 기록한 단 한 명의 타자이다. 통산 타율 0.302, 660홈런, 338도루.

1963년 내셔널리그 신인왕 ‘찰리 허슬’ 피트 로즈(신시내티 레즈)는 피스크와 마찬가지로 신인왕 출신 가운데 가장 긴 24시즌을 뛰며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 안타(4,256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월드시리즈 우승 3회, MVP 1회, 올스타 17회 선정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지만 1989년 신시내티 레즈 감독으로 재임하던 시절 스포츠 도박 스캔들로 메이저리그에서 영구 추방되면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지 못했다.

※ 기록 출처: MLB(MLB.com), 팬그래프닷컴(fangraphs.com), 베이스볼레퍼런스(baseball-reference.com)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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