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에서 활약했던 외국인 투수 릭 구톰슨 ⓒ KIA 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홍지수 기자] KIA 타이거즈는 2008년 시즌 부진했던 외국인 투수 토마스 데이비스, 펠릭스 디아즈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2009년 시즌 'V10'을 위해 새로운 외국인 투수로 릭 구톰슨(39)과 아퀼라노 로페즈(41)를 영입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뛴 적은 없었지만 마이너리그를 경험했고 일본에서 4년간 뛰었던 구톰슨은 2009년 KIA 유니폼을 입고 13승 4패,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하면서 로페즈(14승 5패, 평균자책점 3.12)와 함께 27승을 합작하며 KIA의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구톰슨은 로페즈처럼 위력적인 빠른 공을 앞세운 파워형 피처는 아니었지만, 제구력이 뛰어났다. 2005년부터 야쿠르트에서 2년, 2007년부터 소프트뱅크에서 2년, 시속 140km대 중반의  공을 던지던 구톰슨은 제구력을 앞세워 일본에서 모두 4시즌 동안 35승 37패, 평균자책점 3.46의 성적을 남겼다. 그는 2006년 야쿠르트 시절 일본 무대를 거친 외국인 선수 가운데 6번째로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일본 시절 금지 약물 복용 파문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수준급 기량을 지닌 구톰슨은 2009년 한국 야구 무대를 밟게 됐다. 한 시즌밖에 뛰지 않았지만, 짧지만 강렬했다. 그는 로페즈와 함께 KIA 선발진에서 다니엘 리오스-마크 키퍼 콤비 못지않은 활약을 펼쳤다.

2002년부터 KIA에서 3년간 뛰었던 리오스는 2002년 시즌 14승을 거뒀고, 2002년 한 시즌 KIA에서 공을 던졌던 키퍼는 19승을 올렸다. 두 선수는 그해 31승을 합작하며 역대 최고의 KIA 외국인 투수 콤비로 꼽힌다.

8월 말 어깨 부상 전까지 구톰슨은 13승을 거두며 다승왕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KIA 사령탑이었던 조범현(현 kt 위즈) 감독이 2009년 로페즈-구톰슨-윤석민-양현종-서재응-이대진까지 6인 선발 로테이션을 운용할 수 있던 이유도 일주일에 한 번 등판 보장을 받기도 했지만, 구톰슨이 KIA 선발 로테이션을 잘 지켜 줬기 때문이다.

시즌 후반은 평가는 좋지 않았다. 그해 KIA는 페넌트레이스에서 우승했고, 시즌 막판 맹추격해 온 SK 와이번스를 따돌리고 해태 시절인 1997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따냈다. 그러나 구톰슨은 부상 복귀 후 구위가 떨어진 모양새였다. 시즌 후반 SK와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던 상황에서 힘을 보태지 못했다.

또한, KIA가 2009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을 때,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구톰슨은 2009년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2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고, 7차전에서도 선발로 나섰지만 홈런을 맞는 등 불안한 투구 내용을 보였다. 그의 장점이던 제구력도 흔들렸다.

구톰슨은 한국시리즈를 마치고 KIA와 재계약하지 못했다. 일본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고, 어깨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또한, 재계약 조건 등 여러가지 엇갈리는 점이 있었지만 한 시즌을 로페즈와 뛰면서 KIA 팬들에게 최강 외국인 콤비였던 리오스-키퍼를 떠올리게 했다.

KIA는 구톰슨을 2009년 11월 25일 보류선수 명단에 넣었고 구톰슨은 KIA의 재계약 제안을 거부했기 때문에 이후 5년간 국내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 없었다. 친근한 이미지로 '구동순'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던 구톰슨은 이렇게 한국 무대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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