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송영주 해설위원] ‘남독의 명가’ 슈투트가르트가 강등 위기에 직면했다. 슈투트가르트는 독일 챔피언을 5회나 차지했던 명문 팀이다. 최고 전성기였던 1950년대 독일 1부 리그 우승 2회, 준우승 1회, 포칼 우승 2회를 차지했을 뿐 아니라 1963년 분데스리가 출범 후에도 우승을 3회나 기록했다. 그리고 분데스리가 출범 후 강등을 단 한 차례밖에 당하지 않으면서 꾸준히 분데스리가에서 존재감을 보여주기도 했다. 슈투트가르트를 남독의 명문이라고 부르는 이유이다. 

하지만 최근 분데스리가를 접한 분들이라면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라고 물을 수도 있다. 슈투트가르트는 이번 시즌을 포함해 최근 3시즌 동안 잔류와 강등 사이에서 방황해 명문이란 칭호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시즌 동안 위기를 잘 넘긴 것과 달리 이번 시즌은 강등을 피하기 어려운 처지에 몰리고 말았다. 슈투트가르트가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것일까? 

잔류 가능성은 희박하다

대다수 전문가나 언론들이 슈투트가르트의 강등을 기정사실화할 정도로 강등되기 일보 직전이다. 2015-1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가 마지막 라운드를 남겨둔 현재 슈투트가르트는 9승 6무 18패로 승점 33점을 기록해 17위에 올라 있다. 물론, 잔류 가능성도 존재한다. 16위 브레멘과 승점 2점 차이므로 마지막 라운드의 결과에 따라 2부리가 3위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16위를 탈환할 수 있다. 

하지만 슈투트가르트는 34라운드에서 볼프스부르크 원정 경기를 치르는 반면 브레멘은 프랑크푸르트와 홈경기를 치른다. 16위 브레멘이 15위 프랑크푸르트와 15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사투를 펼칠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무승부만 거둬도 볼프스부르크에 승리한 슈투트가르트와 승점이 동률이고 골득실에서 앞서 16위를 유지하게 된다. 이에 더해 최근 5연패를 포함해 8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슈투트가르트는 볼프스부르크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이기도 하다. 만약 16위를 탈환해 승강플레이오프를 치른다고 할지라도 2부리가 3위는 분데스리가 경험이 풍부한 뉘른베르크라서 잔류를 예단할 수 없다. 

감독교체와 영입에도 무너진 경기력

슈투트가르트는 지난 시즌 잔류의 일등공신 후프 스테벤스 감독 대신 RB 라이프치히에서 지도력을 입증한 알렉산더 초르니거 감독을 임명하면서 이번 시즌을 시작했다. 지난 3시즌 동안 주축 선수들의 부상, 베다드 이비세비치에 대한 높은 득점 의존도, 수비불안 등으로 고생했으므로 전체적인 체질 개선을 시도한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초르니거 감독 팀에서 시즌 시작과 동시에 5연패를 당했을 뿐 아니라 리그 13경기에서 3승 1무 9패를 기록한 것이다. 이비세비치를 떠나보내고 다니엘 긴첵과 디다비 중심으로 공격을 개편했지만 다니엘 긴첵이 장기 부상을 당하며 공격은 약화됐고, 안토니오 뤼디거가 떠난 자리는 생각보다 컸다. 

위르겐 크람니 감독의 부임 후, 겨울 휴식기 동안 전력을 다듬고 겨울 이적시장에서 케빈 그로스크로이츠, 페데리코 바르바, 아르템 크라베츠 등을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그 결과, 5연승을 기록하며 기사회생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그로스크로이츠와 바르바는 부상으로, 크라베츠는 부진으로 전력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는 세레이 디에가 유일하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디에가 부상을 당하면서 수비는 말 그대로 무너지고 말았다. 결국, 전반기와 마찬가지로 티모 베르너와 디다비의 고군분투에도 여전히 공격은 득점 기복이 심하고, 디에의 부상으로 수비는 불안했다. 그 결과, 3윌부터 지금까지 승리는 단 1승밖에 챙기지 못했다. 

이번 시즌만의 문제는 아니다

슈투트가르트의 부진은 비단 이번 시즌에 국한시켜서 볼 문제는 아니다. 로마가 하루아침에 망하지 않았듯 슈투트가르트의 몰락도 이번 시즌에 갑자기 찾아온 것이 아니다. 슈투트가르트는 2006-07시즌 아어민 페 감독의 지휘 아래 카카우와 마리오 고메즈라는 환상적인 투톱을 앞세워 분데스리가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서서히 명문으로서의 저력을 잃어갔다. 2008-09시즌 3위를 차지하며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하기도 했지만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2010-11시즌과 2012-13시즌 12위로 부진하더니 2013-14시즌과 2014-15시즌 각각 15위와 14위를 기록하며 우승이 아닌 잔류에 집중하는 팀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2013-14시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3시즌 동안 매 시즌 중반에 감독을 교체해 무려 6명의 감독이 부임했음에도 슈투트가르트의 부진을 막진 못했다. 그나마 지난 2시즌 동안 잔류할 수 있었던 이유는 슬로우스타터답게 시즌 막판 반등을 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상황이 다르다. 시즌 초반 부진할 때 “그래, 우린 시즌 막판에 강해”라며 위안을 했다. 초르니거 감독을 경질하고 크람니 감독을 임명한 후 8경기 무패(5승 3무)를 기록할 땐 “그래, 지금부터 시작이야”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최근 8경기에서 3무 5패를 기록하면서 오히려 중요한 순간인 시즌 막판에 흔들리고 말았다. 이렇게 남독의 명가 추락하고 만 것이다. 

언급했듯 슈투트가르트가 잔류에 성공할 가능성도 희박하지만 존재한다. 따라서 마지막 라운드를 치르기 전에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슈투트가르트가 분데스리가에 잔류하기 위해선 볼프스부르크전 승리 외에도 행운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과거 남독을 대표하며 분데스리가를 호령했던 슈투트가르트의 현실은 어둡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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