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3년 출범한 점보시리즈는 농구가 인기 스포츠로 재도약하는 데 기폭제 구실을 했다. ⓒ 한국 농구 100년
[스포티비뉴스=신명철 편집국장]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여자 농구는 6개국이 풀리그를 벌여 1위와 2위가 금메달을 겨루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은 미국에 47-84로 크게 졌으나 유고슬라비아를 55-52, 호주를 54-48, 캐나다를 67-62로 꺾었고 결승 진출의 최대 고비인 중국과 마지막 경기에서 69-56(34-25 35-31)으로 예상 밖의 큰 점수 차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결승에서 미국과 다시 싸워 55-85로 졌으나 이룰 만큼의 성적은 이룬 뒤였다. 중국은 캐나다를 63-57로 누르고 동메달에 만족했다. 한국 스포츠 사상 올림픽 여자 농구에서 처음으로 은메달을 차지한 선수들은 박찬숙과 김영희, 문경자, 성정아, 정명희, 김화순, 이미자, 김은숙, 박양계, 최애영, 이형숙, 최경희다. <14편에서 계속>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대회 농구에서는 남녀 모두 중국에 밀려 은메달에 그쳤고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는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남자는 9위, 여자는 7위에 머물렀다. 개최국 자동 출전이긴 했지만 남자는 1968년 멕시코시티 대회 이후 20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나섰다. 그러나 조별 리그에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70-73으로 지는 등 5전 전패해 9~12위 결정전으로 밀려났다. 중국을 93-90으로 누르고 9위 결정전에서 중앙아프리카공화국과 다시 만나 89-81로 이겨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

남자는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중국에 102-100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20년 만에 다시 금메달을 차지해 농구 팬들은 물론 국민들에게 큰 선물을 안겼다.

남자는 국제 무대 진출이 여자보다 훨씬 앞섰지만 각종 대회에서 거둔 성적이 썩 좋지 않다. 세계선수권대회에는 1970년 유고슬라비아 대회(11위) 이후 6차례 더 출전했으나 13~23위로 아시아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올림픽에서는 1948년 런던 대회 8위가 ‘전설’이 됐다. 이후 1956년 멜버른 대회 14위를 비롯해 1996년 애틀랜타 대회까지 5차례 대회 가운데 1988년 서울 대회 9위가 가장 좋은 성적이다.

1983년 12월 출범한 점보시리즈는 1984년부터 농구대잔치로 이름을 바꾸면서 농구가 인기 스포츠로 재도약하는 데 기폭제가 됐고 농구가 겨울철 스포츠로 자리를 잡는 데 큰 몫을 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전자, 기아자동차 등 실업세에 연세대(1993~94 시즌, 1996~97 시즌 우승)가 도전장을 던진 1990년대 중반 농구대잔치는 인기가 폭발했다.

이와 같은 농구 열기에 힘입어 1990년대 후반에는 남자와 여자가 차례로 프로화가 되면서 아마추어가 갖고 있던 경기력 향상과 흥행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러나 기대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특히 남자는 아시아 무대에서도 중국은 물론 신흥 세력인 이란 등 서아시아 나라에 밀리고 있다.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1997년 사우디아라비아 대회를 마지막으로 우승과 인연이 끊겼다. 1999년 중국 대회와 2003년 중국 대회에서는 준우승, 2002년 중국 대회와 2007년 일본 대회 그리고 2011년 중국 대회와 2013년 필리핀 대회에서는 3위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 대회에서는 중국, 필리핀, 이란, 일본, 레바논에 밀려 6위에 그쳤다. 올림픽 출전은 꿈도 꾸지 못할 순위였다. 2009년 중국 대회에서는 역대 최저인 7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여자는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다. 1988년 서울 대회 이후 4차례 올림픽에 나서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는 불꽃 같은 투혼을 발휘하며 4위에 올랐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는 세계 예선(6월 14일~20일, 프랑스)에 출전해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8년 만에 올림픽 출전을 노린다.

1967년 대회(체코슬로바키아)와 1979년 대회(한국), 두 차례 준우승에 빛나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개근하고 있다. 다만 1983년 브라질 대회와 2002년 중국 대회 4위가 가장 좋은 성적이고 대체로 10위 안팎의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직전 대회인 2014년 터키 대회에서는 16개 나라 가운데 13위에 그쳤다. 중국이 6위, 일본은 14위였다.

농구는 일제 강점기 일본에 앞서는 경기력을 보였고 1948년 런던 올림픽에 축구 육상 역도 복싱 역도 레슬링 사이클과 함께 태극기를 앞세우고 출전한,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는 종목이다. 프로 리그의 발전과 함께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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