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채널 SPOTV는 이달 22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약 열흘 간 일본 오키나와와 미야자키에서 열리는 국내 프로야구 구단의 연습경기를 생중계한다. 이를 위해 오키나와 중계팀은 21일 입국해 다음달 4일까지 일본에 머문다. 지난해 오키나와리그 경기를 중계하기 시작한 데 이어 올해부터는 미야자키와 가고시마 지역까지 진출했다. 이제 미국에서 전지훈련 중인 NC를 제외한 9개 구단의 경기를 국내에 전달한다.
지금까지 22일 한화-KIA전과 25일 넥센-KIA전, 두산-소프트뱅크전, 26일 넥센-삼성전, 27일 넥센-KIA전, kt-롯데전이 중계됐다. 프로야구와 달리 모든 경기가 중계되는 것은 아니지만 겨우내 이어진 팬들의 '야구 갈증'은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기회였다. 특히 올해부터 미야자키-가고시마까지 범위를 넓히면서 두산과 롯데, 제 10구단인 kt까지 시범경기에 앞서 경기력을 선보이게 됐다.
국내 프로야구 중계와 비교하면 여러모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기존 중계 장비를 전부 일본으로 싣고 올 수 없는 만큼 최소 인원, 최소 장비로 현장 영상을 담아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오키나와는 9명, 미야자키-가고시마는 8명으로 중계팀이 꾸려졌다. 1명은 세 곳을 순회하며 서포트한다. 꼭 필요한 곳에 필요한 장비, 인원만 배치해야 하는 등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
오키나와에 머물고 있는 중계팀 김근호 PD는 "프로야구 중계보다 적은 카메라로 시청자의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그래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스태프들의 호흡이 중요하다"며 "가장 어려운 건 1명이 2~3명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오키나와의 예상하기 힘든 날씨는 벌써 몇 차례나 연습경기를 취소시켰다. 중계팀은 경기 취소 결정이 내려진 뒤에야 철수할 수 있다. 한 시간 전까지 맑다가도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는 하는 상황이 반복되지만 자리를 지켜야 한다. 간단히 카메라만 놓는다고 중계가 가능한 것도 아니다. 영상을 송출하는 장비, 망 문제는 늘 중계팀을 긴장하게 만든다. 특히 영상을 만들어 놓고도 활용할 수 없게 되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기 위해서는 늘 망 문제에 신경을 써야 한다.
김 PD는 "스태프들이 철수하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해외에서는 장비 수급이 어려운 만큼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또 경기가 중단되면 준비된 중계 2안 혹은 훈련장 영상을 촬영하게 되는데 이 경우 섭외에 어려움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날씨 탓에 곤란할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가 끝나도 이들의 일과는 계속된다. 준비 시간을 줄이기 위한 현장답사가 이어진다. 현장에 도착하면 카메라가 배치 될 장소와 구도를 확인한다. 스마트폰 나침반 기능을 활용해 해가 지는 방향을 체크한다거나, 카메라가 들어설 곳에 펜스가 있는지 등을 꼼꼼히 살핀다. 다행히 오키나와 중계팀의 경우 지난해 한 차례 방문했던 곳들이어서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경기장에 따라 카메라를 배치할 장소가 없을 때도 있다. 중계를 고려하고 설계된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최적의 위치를 찾기까지 답사가 길어지기도 한다. 구장, 구단 관계자의 협조를 구해 철조망을 뜯고 다시 설치하는 일이 반복될 때도 있다. 경기 시간은 보통 오후 1시, 점심식사도 제대로 할 틈이 없다. 경기 시작 시간 4시간 30분 전에 작업을 시작해 경기가 끝날 때까지 1인 2역, 3역의 강도 높은 업무가 이어진다. 보통 9회가 끝나기까지 3시간 30분 정도가 걸리지만 중계팀이 숙소에 돌아오는 시간은 해가 진 뒤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숙소에서도 회의와 일정 섭외라는 업무가 기다리고 있다.
경기를 지켜보고, 관심을 가져주는 이들이 있기에 할 수 있는 일이다. 연습경기 중계 유튜브 동시접속자수는 1만 명을 넘었고, 포털사이트(네이버, 다음)를 통해서도 하이라이트 영상이 1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김 PD는 "책임감을 느낀다. 시범경기도 아닌 연습경기인데도 팬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주신다.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다는 점에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고 이야기했다.
[사진] 오키나와리그 경기를 중계하는 SPOTV 중계팀 ⓒ 한희재 기자
[동영상] 26일 아카마구장에서 열린 넥센-삼성전이 중계되기 까지 ⓒ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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