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승환 투구 분석 ⓒ 베이스볼 서번트, 제작 디자이너 김종래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오승환(34,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공이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하고 있다.

데뷔 시즌에 세인트루이스 불펜을 이끌고 있다. 오승환은 9일(이하 한국 시간)까지 30경기에 등판해 1승 10홀드 평균자책점 1.71을 기록했다. 투구 내용을 살펴보면 31⅔이닝을 던지면서 피안타율 0.144 45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 허용 수) 0.76을 기록했다. 세인트루이스 중간 투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내면서, 마운드에 오를 일도 많아졌다.

오승환은 9일 신시내티 레즈와 경기에 구원 등판해 1이닝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8-5로 앞선 7회말 마운드에 올라 선두 타자 아담 튜발을 풀카운트 싸움 끝에 시속 92마일 빠른 공으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에우제니오 수아레스와 빌리 해밀턴에게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사용해 연달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미국 야구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오승환은 8일까지 던진 공 509개 가운데 포심 패스트볼 319개(62.67%), 슬라이더 113개(22.20%)를 던졌다. 두 구종이 차지하는 비율이 84.87%다.

민훈기 SPOTV 해설 위원은 오승환과 세인트루이스의 계약이 성사될 당시 "강속구에만 의존해서는 메이저리그에서 버티기 쉽지 않다. 공 끝에 힘이 좋은 강속구로 중심을 잡고 그 외에 슬라이더, 스플리터 등 변화구를 잘 활용해야 하는데, 포수 야디어 몰리나가 있어서 도움이 될 거 같다"고 평했다.

포심 패스트볼을 먼저 살펴보면 스트라이크 55.5% 볼 32.6% 인플레이 13.9%를 기록했다.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공만 다시 살펴보면 타자들이 꼼짝 못하고 쳐다본 공이 20.1%였고, 파울 19.7% 헛스윙 15.7%였다. 빠른 공이 높게 뜨면서 볼 판정을 받는 경우가 더러 있었는데, 패스트볼을 타자가 쳤을 때 뜬공 비율 45.7% 땅볼 비율 28.6%였다.

슬라이더로 포심 패스트볼에 위력을 더했다. 오승환의 슬라이더는 스트라이크 56.7% 볼 28.3% 인플레이 15.1%를 기록했다. 슬라이더로 헛방망이를 유도하면서 카운트를 늘려 갔다. 스트라이크 가운데 헛스윙 비율이 29.2%였다. 패스트볼이 뜬공으로 더 많이 연결됐다면, 슬라이더는 땅볼 유도에 능했다. 슬라이더의 68.8%가 땅볼로 연결됐고, 뜬공은 25%에 불과했다.

오승환과 투구 스타일이 가장 비슷한 메이저리그 투수는 숀 켈리(32, 워싱턴 내셔널스)다. 2009년 시애틀 매리너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켈리는 통산 314경기에 출전해 305이닝을 뛰면서 20승 19패 54홀드 4세이브 352탈삼진 평균자책점 3.63 WHIP 1.22를 기록했다. 

켈리는 슬라이더 의존도가 높은 선수인데, 올 시즌 던진 295구 가운데 144구(48.81%)가 슬라이더였다.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하면서(헛스윙 비율 26.4%) 카운트를 잡는 스타일이다. 오승환은 켈리보다 슬라이더 의존도는 약 26%P 낮지만 헛스윙 비율은 3%P 정도 더 높다. 적재적소에서 슬라이더를 잘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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