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로스앤젤레스, 문상열 특파원] 지난 3월 플로리다 포트마이어스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미네소타 트윈스 박병호에게 "KBO 리그 출신들이 대거 진출했는데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에 그는 서로 잘하기를 바라죠. 그러나 남들 신경 써 줄 틈이 있겠어요. 자신이 잘하는 게 우선이겠죠라고 솔직한 답변을 했다.

먼 이국 땅에서 코리안 빅리거들의 투타 대결은 선수들에게 심리적 부담감이 큰 게 사실이다. 맞대결은 결과가 확연히 드러난다. 사실 이겨도 이긴 게 아니다2013727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신시내티 레즈 추신수와 LA 다저스 류현진은 다저스타디움에서 한 차례 맞붙었다.

마치 각본을 짠 듯 추신수는 후배 류현진을 상대로 볼넷-1루 땅볼-삼진을 기록했다. 경기를 마치고 둘의 인터뷰 내용은 서로를 격려하는 덕담 차원의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이날 둘의 대결은 승자도 패자도 없었다. 완벽한 시나리오대로 끝났다. 선발투수 류현진은 4-1 승리투수가 됐기 때문.

두 번째 대결 가능성이 높았던 97일~9LA 다저스의 신시내티 레즈 원정에 류현진은 합류하지 않았다. 부상자 명단에는 오르지 않는 경미한 허리 부상이었다. 후일담에 의하면 이를 앞세워 원정을 따라가지 않았던 것이다. 신시내티에서는 다저스타디움과는 상황이 완전히 다를 수 있었다. 류현진으로서는 추신수와 대결을 피하고 싶었던 것이다.

투수와 투수, 타자와 타자는 엄밀하게 말하면 맞대결은 아니다. 한 그라운드에서 선의의 경쟁이다. 그러나 11PNC 파크에서 올 시즌 처음 코리안 빅리거의 투타 맞대결이 벌어졌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오승환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4번 타자 강정호. 오승환이 강정호를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고,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오승환의 판정승이고 팀도 연장전에서 9-3으로 크게 이겼다.

코리안 특급박찬호가 건재할 때 야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거의 없었다. 1999년 시범경기에서 LA 다저스 박찬호-뉴욕 메츠 서재응의 마운드 대결이 미국 무대에서 코리안 첫 만남이었다. 박찬호는 선수 말년 구원 투수로 최희섭, 추신수와 각각 한 차례씩 대결한 적이 있다. 1타수 대결에 그쳤고 안타는 허용하지 않았다. 추신수는 2006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이적한 뒤 탬파베이 레이스의 서재응과 맞붙어 통산 4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을 기록한 바 있다.

최희섭은 광주일고 선배 서재응과 코리안 투타 대결로는 가장 많았다. 통산 12타수 4안타 1홈런 2타점 3삼진을 기록했다방송 해설자로 활동하는 김선우와도 맞붙어 3타수 1안타를 작성했다광주일고 선배 김병현에게는 볼넷 2개만 고르고 4타수 무안타였다. 좌타자는 언더핸드스로에게 강한 법인데 안타를 뽑지 못했다.

오승환-강정호의 대결은 KBO 리그 출신으로 무대를 바꿔 메이저리그에서 다시 맞붙은 터라 팬들에게 더 흥미를 자아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기 전 코리안 빅리거들의 투투, 투타대결은 미국에서 처음 만나면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크게 받지는 않았다. KBO 리그 출신의 대결은 많은 이가 주목해 부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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