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일본 라이진에서 자이딥 싱을 이기고 예밀리야넨코 표도르는 상처 하나 없었지만(위 사진), 18일 러시아 유라시아 파이트 나이트에선 파비오 말도나도에게 힘겹게 판정승하고 얼굴이 엉망이 됐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러시아가 아니라 미국에서 경기가 열렸다면 예밀리야넨코 표도르(39, 러시아)는 파비오 말도나도(36, 브라질)에게 역전으로 판정승할 수 있었을까?

표도르가 18일(한국 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유라시아 파이트 나이트(EFN) 50 메인이벤트에서 1라운드 KO패 위기를 넘기고 2·3라운드에서 점수를 따 2-0(28-28,29-28,29-28)으로 역전 판정승했지만 뒷말이 많다.

경기 장소가 미국이었다면 1라운드 표도르가 말도나도의 왼손 카운터펀치를 맞고 쓰러져 파운딩 연타 소나기에 허우적거릴 때 진작에 경기가 끝났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표도르가 1라운드를 버티고 믿을 수 없는 회복력으로 2라운드부터 반격했으나, 선수 보호를 위해 말도나도의 1라운드 TKO승을 선언했어도 큰 문제가 없었다.

채점에도 의문을 제기하는 팬들이 많다. 라운드별 채점 방식에서 우세한 경기를 펼친 선수에게 10점을, 열세였던 상대에게 9점을 준다. 한 선수가 라운드를 장악하면 10점을 주고 상대에게 8점을 주는 것이 보통이다.

1라운드에서 표도르에게 8점을 줬어야 했다는 목소리가 크다. 말도나도가 표도르를 KO 직전까지 몰았기 때문이다. 1라운드에서 말도나도에게 10-8을 준 심판이 한 명이 아니라 두 명 이상이었다면 결과는 뒤바뀔 수 있었다. 최소 무승부가 나올 수 있었다.

논란의 판정승을 거둔 표도르는 대회 후 기자회견에서 "계속 전진한다. 우리는 계속 싸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3년 6개월 만에 은퇴를 철회하고 지난해 12월 현역으로 복귀한 표도르는 실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 속에서도 선수 생활을 이어 갈 것이라고 못 박았다.

표도르는 "회복하고 내가 받은 여러 제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UFC 진출까지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최근 표도르는 UFC에서 계약 제안을 받았으며 몇 가지 조건을 두고 협상을 진행해 합의점을 찾으면 옥타곤에서 싸울 수 있다고 밝혔다. 

3라운드가 끝나자마자 마치 자신이 이긴 듯 케이지 위로 올라가 환호한 말도나도는 이번 패배에 대해 달리 할 말은 없다고 했다. "판정에 아쉬운 마음은 없다. 표도르와 이 정도 수준의 경기를 펼쳐, 나 자신에게 자랑스럽다. 판정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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