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양궁 남자 대표팀 김우진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홍지수 기자] 한국 양궁은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금메달 19개와 은메달 9개, 동메달 6개로 모두 34개의 메달을 차지했다. 유도(금 11개, 은 14개, 동 15개), 레슬링(금 11개, 은 11개, 동 13개)과 함께 효자 종목 가운데 하나다. 한국 양궁 남녀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메달 사냥에 나선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이 다음 달 6일(이하 한국 시간)부터 22일까지 17일간 펼쳐진다.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는 1896년 아테네에서 열린 제1회 근대 올림픽 이후 역사상 처음으로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열리는 올림픽으로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이 가운데 태극 마크를 단 선수들은 태릉선수촌과 진천선수촌에서 올림픽에서 그간 준비한 노력의 결실을 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긴장도 되고 고민도 많을 법하다. 한국 양궁 대표팀 선수들은 '메달 사냥 기대'라는 부담을 안고 올림픽에 출전한다.

부담을 극복하는 게 관건이지만 한국 양궁 대표팀에 거는 기대치는 그 어느 대회 때보다 높다. 한국 대표팀은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마지막 모의고사로 치른 월드컵 대회에서 전 종목을 석권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달 20일 터키 안탈리아에서 끝난 현대 양궁월드컵 대회 5개 전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양궁 대표팀은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차가 많이 나는 브라질. 소음과 조명 적응 등 준비도 했다. 양궁 대표팀은 지난 2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소음과 조명 적응' 훈련을 했다. 그동안 올림픽에서 양궁 대표팀은 숱한 메달을 땄지만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 등 올림픽 전 종목을 석권한 적은 없다. 때문에 문형철 총 감독이 이끄는 양궁 대표팀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한국 양궁 대표팀은 남자 3명(구본찬, 김우진, 이승윤), 여자 3명(기보배, 장혜진, 최미선)으로 구성됐다.

▲ '세계 랭킹 1위' 김우진, 4년 전 아쉬움 달랠까

남자 양궁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세계 랭킹 1위' 김우진(24, 청주시청)은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양궁 대표 선발전에서 4위에 그쳐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그러나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정신적으로도 더욱 성숙해진 김우진은 한결 편하게 리우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김우진에게 4년 전 실패는 값진 경험이 됐다. 그는 "4년 전 실패가 큰 자극이 됐다"고 말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1년 토리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 단체전 금메달을 싹쓸이하며 승승장구하던 김우진은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선발전에서 4위를 기록해 런던행이 좌절됐다. 그러나 그는 더 단단해졌다. 메달 사냥이라는 기대에 대한 부담도 이겨 낼 힘이 생겼다.

김우진은 "부담이 없다는 건 거짓말이다. 올림픽에서 양궁이 늘 잘했고 국민들이 잘 할거라는 믿음을 주고 있지만 그게 부담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너무 많은 부담을 안고 있으면 경기력에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부담감을 어떻게 극복하는지가 관건이다"면서도 "기후 등 변수가 생길 수는 있지만 미리 철저하게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며 자심감을 보였다.

남자부는 그동안 여자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과가 좋지 않았다. 개인전의 경우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양궁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런던 올림픽에서 거둔 오진혁의 금메달이 유일한 개인전 금메달이다. 반면, 단체전에선 모두 4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우진은 세계 랭킹 2위 구본찬(23, 현대제철), 6위 이승윤(21, 코오롱엑스텐보이즈)과 단체전에서 메달 사냥에 나선다.

▲ 한국 양궁 여자 대표팀 기보배와 장혜진(왼쪽) ⓒ 곽혜미 기자
▲ 기보배, 올림픽 2연패 도전

여자부에서는 세계 랭킹 6위 장혜진(29, LH)이 4년 전 선발전 탈락의 아픔을 털어 내고 3위 기보배(28, 광주광역시청), 1위 최미선(20, 광주여대)과 함께 한국 여자 양궁의 올림픽 단체전 8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기보배는 런던 올림픽에 이어 한국 여자 양궁 개인전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만큼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기보배는 런던 올림픽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하며 한국 여자 양궁을 대표하는 스타로 발돋움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는 시련을 겪기도 했지만 2015년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이후 2015년 덴마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다시 정상에 올랐다.

한국 여자 양궁은 개인전에서 1984년 LA 올림픽부터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전 2연속 우승은 아직 없다. 한국 여자 양궁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김수녕은 1988년 서울 올림픽과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단체전 2연패를 했다.

▲ '女 세계 랭킹 1위' 최미선, '신궁'의 계보 이을까

'신궁'의 계보를 이을 최미선은 아직 어리지만 누구보다 차분하고 여유가 있다. 대표팀 동료 기보배는 최미선에 대해 "여자 대표팀에서 가장 안정된 실력을 지닌 선수다"고 칭찬했다. 최미선은 남녀 대표 선수 여섯 명 가운데 나이가 가장 어리지만 무서운 신예다. 박채순 양궁 대표팀 감독은 "최미선은 긴장하지 않고 활을 정말 쉽게 잘 쏜다"고 칭찬했다. 기보배의 올림픽 2연패 도전에 시선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이지만 여자부 세계 랭킹 1위인 최미선에게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여러 변수는 있을 수 있겠지만 부담만 극복한다면 양궁 대표팀의 선전을 기대할 수 있다. 기보배는 "선수들이 기량 발휘를 제대로 못하는 이유는 분위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분위기를 극복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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