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규는 황영진과 케이지 위에서 다시 만나길 바란다. 지난달 3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영웅방 18에서 울리지 부렌을 부상 없이 3-0 판정으로 이겨 다음 달 11일 TOP FC 12에 출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동규는 1일 "황영진과 경기에서 1라운드는 비교적 잘 풀었다. 하지만 2라운드 로블로 반칙을 당해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그리고 펀치를 맞고 다운됐다. 이 점이 아쉽다. 파운딩도 방어할 수 있었지만 심판이 일찍 말린 감이 있다"며 재대결을 희망했다.
페더급에서 밴텀급으로 체급을 내리고 가진 첫 경기에서 진 것이라 더 아팠다. 게다가 황영진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김동규에게 한마디만 하겠다.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되는 건 아니라고 했던데, 난 원래 수박이다. 날 잘 못 본 것 같다. 다음부턴 입조심해라"며 "재대결? 난 자신 있다. 다시 덤벼라"고 관중들 앞에서 큰소리로 외쳤다.
김동규는 그날의 쓴맛을 기억하며 "황영진의 타격 능력이 뛰어나다고 느끼지 않았다. 다시 만나면 1라운드 안에 죽여 버리겠다. 10번 싸우면 9번 이길 수 있다. 내가 당한 아픔을 고스란히 되돌려 줄 것"이라며 이를 갈았다.
물론 지난 패배가 아프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아픈 만큼 성숙했다. 김동규는 "오히려 정신력이 강해졌다. 운동이 더 재밌어졌다. 열심히 할 마음이 생겼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당시 패배는 내게 동기부여가 됐다. 난 아직 세계적인 선수가 아니다. 더 땀 흘리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김동규는 황영진에게 지고 기본기부터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의 첫 해외 원정 경기였던 영웅방 18 울리지 부렌 전을 이겨 자신감을 되찾았다. "일찍 현지에 도착했는데, 일정이 너무 빡빡해서 집중이 잘되진 않았다. 동료들이 잘 도와줘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반드시 이겨야겠다는 마음보단 발전된 실력을 보여 주겠다는 마음이 더 컸다"고 밝혔다.
김동규는 5승 2패 1무효 전적의 밴텀급 파이터. TOP FC에서 데뷔했고 지금은 TOP FC 대표 파이터로 떠올랐다.
입심이 좋다. 상대 선수들에게 도발을 서슴지 않았다. 전 TOP FC 페더급 챔피언 최영광에게 "예쁜 몸이 전부다. 보디빌더 같다. 사지를 찢겠다"고 했고, 한성화에겐 "패 죽일 거다. 꼬랑지 내린 개처럼 있어라. 나에게 훈계 좀 받자"고 자극한 바 있다.
김동규가 황영진과 재대결을 바라는 TOP FC 12는 다음 달 11일 서울 올림픽홀에서 열린다. 메인이벤트는 이민구와 최승우의 페더급 타이틀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