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우가 동메달을 확정하고 매트 위에 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스포티비뉴스 올림픽특별취재팀=이교덕 기자] 김현우(27, 삼성생명)가 석연치 않은 판정에 금메달을 놓쳤지만, 포기하지 않고 값진 동메달을 땄다.

15일(한국 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카리오카 아레나에서 열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5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보조 스타르체비치(크로아티아)를 6-4로 꺾었다.

김현우는 1회전에서 먼저 패시브를 얻어 옆굴리기로 2점을 선취했다. 하지만 곧 패시브를 받고 옆굴리기를 두 번 허용해 4점을 내줬다.

김현우는 포기하지 않았다. 2회전에서 스타르체비치의 중심을 무너뜨리고 등 뒤에서 허리를 잡아 2점을 땄다. 4-4 동점에서 안아넘기기로 스타르체비치를 넘겨 2점을 더 얻었다.

김현우는 동메달을 따고 매트에 태극기를 펼쳐 놓았다. 그 위에서 큰절하며 여러 의미가 담긴 눈물을 흘렸다.

김현우는 "4년 동안 금메달만 생각하며 훈련해 왔다. 그래도 동메달을 따게 돼 기쁘다. 응원 많이 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계속 응원해 주셔서 동메달 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광복절이라서 태극기를 휘날리고 싶었다. 끝까지 집중력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1회전 팔을 다쳐 상태가 안 좋다"고 밝혔다.

김현우는 16강전에서 또 다른 우승 후보 로만 블라소프(러시아)와 만나 5-7로 졌다. 2회전 막판, 3-6에서 가로들기로 블라소프를 크게 던져 4점이 기대됐지만 심판은 2점만 줬다. 블라소프는 양팔이 다 떨어진 채 공중에서 반원을 그리며 돌아갔다. 4점을 줄 만했다.

김현우는 억울했지만, 남은 경기에서 다른 한국 선수들에게 불이익이 돌아올까봐 제소를 하지 않기로 했다. 다행히 패자부활전에서 양빈(중국)에게 3-1로 이기고 스타르체비치까지 꺾어 금메달보다 귀중한 동메달을 땄다.

김현우는 2012년 런던 올림픽 그레코로만형 66kg급 금메달리스트다. 올림픽 직후 75kg급으로 체급을 올려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우에서 금메달을 따면 2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다.

김현우는 우승하지 못했어도 금메달에 버금가는 동메달로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김현우가 흘린 눈물은 그랜드슬램보다 더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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