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아는 28일(이하 한국 시간) 캐나다 밴쿠버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UFC 온 폭스 21 메인이벤트 랭킹 5위 카를로스 콘딧(32, 미국)과 웰터급 대결에서 1라운드 1분 52초 만에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이겼다.

마이아와 5위 콘딧은 서로가 필요했다. 그래플러인 마이아는 콘딧의 화끈한 경기력이, 콘딧은 웰터급 전향 후 8승을 쌓은 마이아의 '실적'이 필요했다. 두 랭커는 서로를 이기면 타이틀 도전권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같은 꿈을 꿨다.

마이아는 UFC에서 그라운드 능력이 최정상급으로 꼽힌다. 주짓수 검은 띠로 세계주짓수선수권대회에서 두 차례 정상에 올랐다. 경기당 평균 테이크다운 횟수가 2.96번에 이른다.

콘딧은 타격가 색깔이 짙지만 그라운드 능력도 뒤지지 않는다. 서브미션 승리가 13차례다. 가드 패스를 벗어나는 능력이 특히 뛰어나다. 또 이번 경기를 앞두고 주짓수 훈련에 집중한 과정에 대해 "마이아라는 퍼즐을 푸는 과정이 즐겁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마이아의 주짓수 능력은 콘딧의 생각보다 더 뛰어났다. 마이아는 1라운드 시작부터 태클을 성공해 콘딧을 눕혔다. 보디 트라이앵글을 걸어 손발을 묶은 뒤 백을 잡아 손쉽게 리어 네이키드 초크를 걸었다. 콘딧은 사력을 다해 버텼지만 손에 힘이 빠지며 탭을 쳤다. 10년 만에 서브미션 패배다.

마이아는 2010년 미들급 타이틀전을 끝으로 타이틀 도전권을 받은 적이 없다. 6년 만에 타이틀 도전권에 다가설 기회가 찾아오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마이아는 통산 24번째 승리(6패)를 챙겼다. 닐 매그니, 거너 넬슨, 맷 브라운에 이어 콘딧을 제물로 6연승을 달려 타이틀 도전권을 외칠 명분을 얻었다.

"주짓수와 브라질을 대표해 싸운다. 타이틀 샷을 얻게 돼 행복하다. 타이틀전까지 다른 경기를 할 생각이 없다. 우들리와 스티븐 톰슨의 경기 결과를 기다리겠다"며 타이틀전에 대한 굳은 의지를 보였다.

콘딧은 지난 1월 로비 라울러와 타이틀전 이후 2연패에 빠졌다. 전적은 30승 10패. "마이아에게 축하를 보낸다"며 미래에 대해선 "모르겠다. 내 스스로에 대해 실망해 말할 처지가 아니다"고 했다.

전 라이트급 챔피언 앤서니 페티스(29, 미국)는 지난해 3월 하파엘 도스 안요스에게 챔피언벨트를 빼앗긴 뒤 내리막을 걸었다. 올해 에디 알바레즈와 에드손 바르보자에게 졌다.

3연패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 페티스 스스로는 "내 나이 29세,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껴서 (페더급으로) 내려왔다. 페더급 챔피언벨트를 두르고 라이트급으로 복귀해 두 체급 챔피언이 되겠다"고 말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페더급에서도 지면 갈 곳이 마땅하지 않다.

벼랑 끝에서 만난 상대인 찰스 올리베이라(26, 브라질)는 페더급 랭킹 7위로 페티스와 달리 2014년 이후 5경기에서 4승 1패로 오름세였다. 그라운드가 주전장이다. 경기 전 "페티스를 꺾고 세상을 놀라게 하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페티스의 페더급 데뷔전은 쉽지 않았다. 올리베이라는 집요하게 페티스의 다리를 노렸다. 페티스는 1라운드에서 테이크다운을 방어하고 힘이 실린 보디킥 두 방을 맞혔지만 여기까지였다. 올리베이라가 2라운드에서 거리를 좁혀 들어오자 발을 내기 어려웠다.

하지만 올리베이라가 간과한 점은 페티스 역시 서브미션 기술에 능숙하다는 사실. 페티스는 서브미션 승리가 8회로 (T)KO승리(7회)보다 더 많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받아쳤다. 페티스는 3라운드에서 올리베이라와 클린치 상황에서 올리베이라가 몸을 일으키는 순간 가드가 열린 틈을 놓치지 않았다. 순식간에 길로틴 초크를 걸어 탭을 받았다.

페티스는 3연패 수렁에서 벗어나 새 무대 페더급에서 부활 계기를 마련했다. 통산 전적은 19승 5패가 됐다. 올리베이라는 통산 6번째 쓴잔(21승)을 마셨다.

페티스는 "페더급에서 랭킹 7위를 제압해 홀가분하다. 페더급에서 챔피언벨트를 따겠다"고 선언했다.

페이지 밴잰트(22, 미국)는 귀여운 외모에 저돌적인 경기력을 갖춰 '제 2의 론다 로우지'로 뽑힌 재목.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미국 예능 프로그램 '댄싱 위드 더 스타'에 참가해 준우승한 이색 경력도 있다.

외도(?) 기간에 밴잰트가 느낀 점은 수입. "돌아보니 많은 돈을 벌지 못했다. 그런데 코너 맥그리거는 300만 달러를 받았더라. 나도 이제 옥타곤에서 많은 돈을 벌겠다"고 파이터로서 재도약을 다짐했다.

밴잰트는 클린치에서 난전이 특기다. UFC에서 3승을 하는 과정에서 클린치로 재미를 봤다. 벡 롤링스를 맞이한 8개월 만에 옥타곤 복귀전 전략은 다소 달랐다. 침착하게 정확도 높은 킥 공격을 펼쳤다.

2라운드 시작하자마자 경기를 끝냈다. 오른발 킥으로 롤링스의 가드를 내린 다음 왼발 킥을 '번쩍'하고 꽂았다. 턱이 들린 롤링스는 다리가 풀리며 옥타곤 바닥에 쓰러졌다. 밴잰트는 쏜살같이 달려가 파운딩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밴잰트는 "댄스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나서 화려하게 바뀌었나"라는 물음에 "예전처럼 달려들지 않고 댄스 스텝을 활용하니 잘 통했다"고 재치 있게 답변했다. "그동안 킥 콤비네이션을 보여 주지 못했는데 이번에 침착하게 하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기뻐했다.

밴잰트는 지난해 12월 로스 나마유나스전 패배를 씻고 통산 전적을 7승 2패로 만들었다. 지난 3월 함서희를 꺾은 롤링스는 3연승에 실패했다. 통산 5번째 패배(7승).

라이트급 파이터 조 로존(32, 미국)과 짐 밀러(32, 미국)는 '보너스 사냥꾼'이다. 화끈한 경기력으로 여러 차례 보너스를 챙겼다. 로존은 14회로 네이트 디아즈(15회)에 이어 UFC 역대 최다 2위, 밀러는 7회로 공동 12위다.

두 선수는 2012년 12월 UFC 155에서 처음 만났다. 15분 동안 물러나지 않고 치고받아 어마어마한 양의 피를 함께 흘렸다. 밀러가 3라운드 종료 3-0 판정승했다. '혈투'는 그해 최고의 경기로 뽑혔다.

두 동갑내기는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시작부터 치열하게 마구 엉켰다. 내내 전진 스텝을 밟으며 한 치도 물러나지 않았다. 1라운드 중반 테이크다운을 허용한 밀러는 빠르게 회복해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았다.

3라운드 공이 울리자 밀러가 엘보 공격을 시작으로 펀치 연타를 적중했다. 웅크리던 로존은 빗발치는 공격을 얼굴로 맞으며 오른손 주먹을 휘둘렀다. 밀러는 물러서지 받아쳤다. 경기 종료 공이 울릴 때까지 서로 주먹을 나누고 올라타며 치열하게 맞섰다.

피만 없었을 뿐 1차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난투. 판정에서 밀러의 손이 들렸다. 타격 횟수는 로존이 23회, 밀러가 27회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적중 타격 횟수가 12-22로 갈렸다.

지난 6경기에서 2승 5패로 주춤한 밀러는 옥타곤 2연승을 달려 통산 전적을 27승 8패로 쌓았다. 로존은 26승 12패가 됐다.

밀러는 "근소한 승부였다. 그라운드에서 끌려다녔지만 스탠딩 타격에서 앞서 이겼다고 생각한다"며 "로존 같은 선수는 얼마 없다. 훌륭한 아버지며 파이터다"고 박수를 보냈다.

■ UFC 온 폭스 21 결과

- 메인 카드

[웰터급] 데미안 마이아 vs 카를로스 콘딧
데미안 마이아 1라운드 1분 52초 리어 네이키드 초크 서브미션승

[페더급] 앤서니 페티스 vs 찰스 올리베이라
앤서니 페티스 3라운드 1분 49초 길로틴 초크 서브미션승

[여성 스트로급] 페이지 밴잰트 vs 벡 롤링스
페이지 밴잰트 2라운드 17초 하이킥-펀치 KO승 

[라이트급] 조 로존 vs 짐 밀러
짐 밀러 3라운드 종료 2-1 (29-28, 29-28, 28-29) 판정승

- 언더 카드

[미들급] 샘 앨비 vs 케빈 케이시
샘 앨비 2라운드 4분 56초 펀치 TKO승

[페더급] 엔리케 바르졸라 vs 카일 보크니악
카일 보크니악 3라운드 종료 2-1(29-28, 29-28, 27-30) 판정승

[미들급] 가레스 맥클렐란 vs 알레시오 디 치리코
알레시오 디 치리코 3라운드 종료 2-1(29-28, 29-28, 28-29) 판정승

[라이트급] 셰인 캠밸 vs 펠리페 실바
펠리페 실바 1라운드 1분 13초 펀치 TKO승

[라이트급] 채드 라프리스(159파운드/72.12kg) vs 티보 구티(155파운드/70.31kg)
채드 라프리스 1라운드 1분 36초 펀치 TKO승

[라이트급] 제레미 케네디 vs 알레산드로 리치
제레미 케네디 3라운드 종료 3-0(30-27, 30-27, 29-28) 판정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