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번쩍' 하는 순간 경기가 끝났다. UFC 라이트급 10위 마이클 존슨(30, 미국)이 7위 더스틴 포이리에(27, 미국)를 카운터펀치로 잡았다.

존슨은 18일(한국 시간) 미국 텍사스 히달고 스테이트 팜 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94 메인이벤트에서 1라운드 1분 35초 만에 날카로운 오른손 카운터펀치와 왼손 훅 연타로 포이리에를 쓰러뜨렸다. 이어 파운딩으로 마무리. 4연승하고 있던 포이리에를 잠재우고 2연패를 끊었다.

존슨은 몸놀림이 가벼웠다. 통통 스텝을 밟다가 스피드를 살린 펀치를 뿌리고 뒤로 빠졌다. 초반 빠르기 싸움에서 포이리에에게 우위를 점했다.

포이리에가 급하게 덤빌 때 승패가 갈렸다. 포이리에는 힘을 잔뜩 실어 오른손 어퍼컷을 올렸는데, 이를 피한 존슨이 오른손-왼손 연타를 포이리에의 안면에 터트렸다. 충격을 받은 포이리에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존슨은 4연승 하다가 지난해 베닐 다리우시, 네이트 디아즈에게 판정패해 연패 수렁에 빠져 있었다. 상위 랭커를 꺾고 연패를 끊으면서 17승(10패) 고지를 밟았다.

포이리에는 2014년 9월 코너 맥그리거에게 KO로 지고 라이트급으로 체급을 올려 4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이번에 이기면 타이틀 도전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었다. 그러나 존슨에게 덜미를 잡혔다. 전적 20승 5패가 됐다.

두 선수는 경기 전날(17일) 계체에서 욕설을 주고받으면서 신경전을 펼쳤다. 승패가 결정된 뒤에는 포옹하며 상대의 승리를 축하하고 패배를 위로했다.

데릭 브런슨, 홀에게 TKO승…5연승, 4연속 1R TKO승 

UFC 미들급 랭킹 9위 유라이아 홀(32, 자메이카)은 타고난 운동신경을 지녔다. 그런데 강자에게 강한 반면, 이겨야 할 상대에게 허무하게 무너지곤 했다.

지난해 9월 게가드 무사시를 1라운드에 플라잉 니와 펀치 연타로 쓰러뜨렸지만, 2개월 뒤 11월 로버트 휘태커에게 0-3으로 판정패해 상승 분위기를 잇지 못했다. '도깨비 파이터'라는 표현이 딱 맞았다.

이번엔 홀의 타격 실력이 나올 틈도 없었다. 홀은 랭킹 10위 데릭 브런슨(32, 미국)의 압박에 1라운드 1분 41초 만에 TKO로 졌다.

사우스포 브런슨이 클린치 레슬링으로 붙어 홀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한 다음, 전진 압박하며 펀치를 던진 것이 카운터펀치를 노리고 있던 홀의 관자놀이에 제대로 들어갔다. 풀썩 쓰러진 홀에게 브런슨이 파운딩 펀치를 퍼붓자, 심판 허브 딘이 경기를 멈췄다.

브런슨은 로렌즈 라킨, 에드 허먼, 샘 앨비, 호안 카네이로, 유라이아 홀까지 5명의 강자를 연이어 꺾고 있다. 4연속 1라운드 펀치 TKO승까지 거두고 있다. 통산 전적은 16승 3패. 최근 미들급에서 가장 상승세가 가파른 강자다.

홀은 허브 딘에게 경기를 너무 일찍 말렸다고 어필했다. 그러나 2연패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전적은 12승 7패가 됐다. 톱 10 밖으로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

UFC 베테랑의 위엄…에반 던햄 4연승

릭 글렌(27, 미국)은 WSOF 페더급 챔피언 출신. 2주일 전 에이블 트루힐로가 부상으로 빠진 자리에 대신 들어왔다. 페더급 경기가 아니지만 UFC 계약을 위해 희생을 감수했다.

18승 1무 3패의 글렌은 녹록치 않은 파이터. 그러나 한 체급이 높고 UFC에서 3연승 하고 있는, 같은 사우스포 에반 던햄(34, 미국)에겐 역부족이었다. 1라운드부터 던햄에게 테이크다운을 허용해 톱 포지션을 내주고 파운딩과 리어 네이키드 초크에 수세로 몰렸다.

힘에서 밀리니 테이크다운 방어가 되지 않았다. 2라운드 타격에서 펀치 정타를 맞혔으나 태클에 힘 없이 넘어갔다.

던햄은 무리하지 않았다. 펀치를 툭툭 던졌고 클린치 싸움을 섞었다. 태클도 찔어 봤다. 3라운드, 글렌이 자신은 멀쩡하다는 뜻으로 양팔을 벌려 덤비라고 했지만 경기를 뒤집을 만한 결정적인 반격은 나오지 않았다.

유효 타격 160-25, 테이크다운 성공 횟수 3-0으로 글렌을 압도해 3-0(30-27,30-27,30-27)으로 판정승한 던햄은 4연승을 이어 갔고 전적 18승째(6패)를 쌓았다. 글렌은 옥타곤 데뷔전에서 졌으나 열세에서도 계속 전진하는 투지만큼은 합격점을 받았다. 주전장 페더급에서 활약을 예고했다.

웰터급 돌아온 카네이로, 아웃 파이트로 판정승

지난해 2월 UFC로 돌아온 호안 카네이로(38, 브라질)는 미들급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마크 무뇨즈를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잡았지만 지난 2월 데릭 브런슨에게 1라운드 TKO로 져 웰터급 복귀를 결심했다.

카네이로가 선택한 전략은 아웃 파이트. 전진하는 케니 로버트슨(32, 미국)에게 뒤로 빠지면 펀치와 킥을 던졌고 테이크다운을 시도해 로버트슨을 그라운드로 끌고 갔다.

로버트슨도 잔뼈가 굵은 그래플러다. 카네이로에게 유리한 포지션을 주지 않았다. 그러나 유효 타격에서 24-29로 카네이로에게 근소하게 밀렸고, 테이크다운 성공 횟수에서도 0-3으로 뒤졌다.

판정은 카네이로의 2-1(28-29,30-27,29-28) 판정승. 관중을 들끓게 만드는 흥미진진한 경기는 아니었으나 카네이로에겐 웰터급으로 내려와 거머쥔 값진 승리였다.

포인트 싸움에서 이긴 카네이로는 전적 21승 10패가 됐다. 로버트슨은 지난 7월 벤 사운더스에게 1-2로 판정패한 것에 이어 또 아쉽게 판정패했다. 전적은 15승 5패가 됐다.

구르고 또 구르고…백 포지션 잡은 마카체프, 판정승

레슬러 출신 크리스 웨이드(28, 미국)와 삼비스트(삼보 선수) 출신 이슬람 마카체프(24, 러시아)는 그라운드에서 서브미션 기술을 주고받았다. 좋은 포지션을 잡기 위해 구르고 또 굴렀다.

1라운드, 웨이드는 마카체프의 트라이앵글 초크를 막고 상위 포지션에서 파운딩을 내리쳤다. 2라운드, 마카체프는 웨이드의 길로틴 초크를 빠져나와 백 포지션을 잡기 위해 계속 움직였다.

3라운드에도 엎치락뒤치락경기는 계속됐다. 마카체프가 태클을 거니 웨이드가 기무라 록으로 반격했고, 웨이드가 길로틴 초크로 자세를 뒤집으려고 하니 마카체프는 목을 빼 내고 톱 포지션을 잡았다.

결국 마카체프가 백 포지션으로 올라갔다. 결정적인 장면. 3라운드를 가져간 마카체프가 3-0(29-28,29-28,29-28)으로 판정승했다. 

마카체프는 지난해 10월 아드리아노 마르틴스에게 프로에서 처음 졌다. 지난 4월엔 경기를 앞두고 약물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경기가 취소됐다. 멜도니움 사용에 큰 문제가 없어 징계를 받지 않고 돌아온 마카체프는 웨이드에게 이기고 전적 13승 1패를 쌓았다.

웨이드는 2013년 WSOF에서 아자마트 두굴루그보프, 지난 5월 UFC에서 루스탐 카빌로프에게 판정패했다. 이번에도 러시아 파이터에게 판정으로 졌다. 러시아 선수들을 넘지 못해 전적은 11승 3패가 됐다.

글러브 터치 없어도 돼…스켈리, 19초 만에 초크 승

글러브 터치는 없었다. 채스 스켈리(31, 미국)는 일주일 전 UFC 203에서 파브리시우 베우둠처럼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뛰어올라 발차기를 시도했다.

막시모 블랑코(32, 베네수엘라)는 중심을 잃었다가 일어나면서 테이크다운을 노렸는데, 스켈리는 기다렸다는 듯 길로틴 초크를 잡았다. 몸을 돌려 빠져나가려는 블랑코의 목을 다스 초크로 고쳐 잡고 더 조였다. 블랑코는 탭을 치기 전에 정신을 잃었다.

경기 시작 19초 만이었다. UFC 페더급 역사상 최단 시간 서브미션 승리.

스켈리는 4연승을 달리다가 지난 3월 대런 엘킨스에게 판정패했다. 이번에 올해 첫 승을 거두고 전적 16승 2패를 쌓았다. 블랑코는 지난 1월 루크 샌더스에게 리어 네이키드 초크에 걸려 진 뒤, 또 서브미션 패배를 기록했다. 12승 1무 8패 1무효가 됐다. 

UFC 파이트 나이트 94 결과

- 메인 카드

[라이트급] 더스틴 포이리에 vs 마이클 존슨
마이클 존슨 1R 1분 35초 펀치-파운딩 KO승

[미들급] 유라이아 홀 vs 데릭 브런슨
데릭 브런슨 1R 1분 41초 펀치 TKO승

[라이트급] 에반 던햄 vs 릭 글렌
에반 던햄 3R 종료 3-0 판정승(30-27,30-27,30-27)

[웰터급] 호안 카네이로vs 케니 로버트슨
호안 카네이로 3R 종료 2-1 판정승(28-29,30-27,29-28)

[라이트급] 크리스 웨이드 vs 이슬람 마카체프
이슬람 마카체프 3R 종료 3-0 판정승(29-28,29-28,29-28)

[페더급] 채스 스켈리 vs 막시모 블란코
채스 스켈리 1R 19초 다스초크 서브미션승

- 언더 카드

[페더급] 가브리엘 베니테스 vs 샘 시실리아
가브리엘 베니테스 2R 1분 20초 길로틴초크 서브미션승

[웰터급] 아우구스토 몬타뇨 vs 벨랄 무하마드
벨랄 무하마드 3R 4분 19초 펀치 TKO승

[미들급] 안토니오 카를로스 주니어 vs 레오나르도 아우구스토 렐레코
안토니오 카를로스 3R 4분 46초 리어네이키드초크 서브미션승

[밴텀급] 호세 퀴노네스 vs 조이 고메스
호세 퀴노네스 3R 종료 3-0 판정승(29-28,30-27,30-27)

[웰터급] 에릭 몬타뇨 vs 랜디 브라운
랜디 브라운 3R 18초 아나콘다초크 서브미션승

[밴텀급] 알레한드로 페레스 vs 알버트 모랄레스
3R 종료 1-0 무승부(페레스 29-27,28-28,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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