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사람들에게 내가 라이트급에서 얼마나 위험한지 증명하려고 여기에 선다. 코너 맥그리거와 네이트 디아즈는 스파링 같은 경기를 펼치고 큰돈을 벌어 갔다. 난 상대를 죽이려고 옥타곤에 오른다. 질질 끌지 않고 경기를 끝낸다. 내게 큰돈을 줘라. 어때?"

마이클 존슨(30, 미국)은 옥타곤 인터뷰에서 캐스터 존 애닉의 마이크를 들고 소리쳤다.

그는 18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텍사스 히달고 스테이트 팜 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94 메인이벤트에서 더스틴 포이리에(27, 미국)를 1라운드 1분 35초 만에 KO로 쓰러뜨렸다.

포이리에가 원투펀치에 이어 힘을 잔뜩 실은 오른손 어퍼컷을 올릴 때, 오른손-왼손 연타를 포이리에의 안면에 터트렸다. 벼락같았다.

"계속 말해 왔다. 난 라이트급에서 가장 빠른 펀치를 갖고 있다. 난 위험한 파이터다. 상대가 누구든 테스트할 것이다. 아무나 데리고 와라"고 외쳤다.

존슨은 이번에 지면 3연패 늪에 빠질 위기였다. 조 로존·글레이슨 티바우·멜빈 길라드·에드손 바로보자에게 연승해 상승 곡선을 그리다가 지난해 베닐 다리우시·네이트 디아즈에게 연이어 판정패해 승리가 절실했다.

▲ 마이클 존슨은 더스틴 포이리에에게 KO승을 거두고 연패 사슬을 끊었다.
존슨은 자신감을 되찾았다. 경기를 마치고 여러 매체와 인터뷰에서 "너무 놀라 할 말을 잃었다. 정말 기뻤다. 미디어 데이(16일)에 기자 여러분에게 말했다. 난 벼랑 끝에 몰려 있었다. 사력을 다해야 했다"며 "여전히 배수진을 치고 있다. 이런 마음으로 다음 상대를 쓰러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모두 날 의심했다. 다들 포이리에의 승리를 예상하더군. 그게 날 자극했다. 포이리에가 4연승 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미디어 데이에 내가 말하지 않았는가. 누구든 자신을 천하무적이라고 믿을 때 큰 실수를 하게 된다고. 오늘 밤 내 말대로 됐다."

"포이리에를 존중하고 있다. 그런데 그의 인터뷰를 듣고 깜짝 놀랐다. 그 말에 공격적으로 변했다.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는 날 '아무것도 아닌 상대(a nobody)'라고 불렀다. 포이리에는 아무것도 아닌 상대에게 처참하게 졌다. 그가 함부로 말하지 않길 바란다. 이번 패배가 겸손을 배운 계기가 되길 바란다."

두 선수는 경기 전날(17일) 계체에서 신경전을 펼쳤다. 악감정이 남아 있었는지 존슨은 KO승이 결정된 뒤 정신을 못 차리고 누워 있는 포이리에에게 다가가 양팔을 벌려 도발했다. 포이리에가 일어나자 포옹하고 위로했지만, 이 행동은 도를 넘은 것처럼 보였다. 

존슨은 바로 잘못을 인정했다. "경기 후 난 그의 앞에 서 있었다. 내 본심이 아니었다. 너무 감정적이었다. 바로 그에게 사과했다. 우리가 나중에 가까운 사이가 됐으면 한다"며 "이번 주 내내 무시 받고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그런 행동이 나왔다"고 해명했다.

존슨은 UFC 파이트 나이트 94에서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 보너스 5만 달러를 받았다. 하지만 이것으론 성에 안 찬다. 요즘 UFC의 대세 키워드 '큰돈이 되는 경기'를 원한다고도 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오랫동안 쉬었다. 이 스포츠에선 나타나지 않으면 잊힌다. 올해가 가기 전에 한 경기 더 치르고 싶다"며 "앤서니 페티스나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와 싸우고 싶다. 라이트급 최고들을 원한다. 맥그리거나 디아즈처럼 큰돈을 벌고 싶다. 내 이름값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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