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체스터시티의 과르디올라 감독(왼쪽)과 셀틱의 로저스 감독. 두 팀은 치열한 승부 끝에 3-3으로 비겼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인턴 기자] 맨체스터 시티가 챔피언스리그 조별 리그에서 셀틱의 전방 압박에 고전하며 무승부를 거뒀다.

맨체스터 시티는 29일(이하 한국 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셀틱 파크에서 열린 2016-17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C조 조별 리그 셀틱 FC와 경기에서 3-3으로 비겼다. 

맨시티는 놀리토, 라힘 스털링, 귄도간, 다비드 실바 4명의 2선 미드필더가 공격을 이끌며 경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셀틱에 3골이나 내주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맨시티의 수비 집중력에 분명 문제가 있었다. 셀틱의 세 번째 골은 명백히 맨시티 수비의 실수에서 시작됐다. 첫 번째 골과 두 번째 골을 허용하는 과정에서도 맨시티 수비는 침투하는 셀틱 선수를 완전히 놓쳤다. 하지만 맨시티가 노출한 수비 문제를 생각해도 셀틱의 경기력은 인상적이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에서 4-1-4-1 포메이션을 구사한다. 수비형 미드필더를 제외한 4명의 미드필더는 자유롭게 움직이며 공격을 지원한다. 미드필더가 박스 안으로 침투해 직접 골을 터뜨리는 경우도 많다. 맨시티는 셀틱과 경기 전까지 8경기에서 24골을 기록했다. 수비적 운용을 하는 팀에도 골을 뽑아 낼 수 있는 공격력을 갖췄다. 맨시티는 이 경기에서도 3골을 터뜨렸다. 공격적으로는 제 기량을 다한 것처럼 보인다.

셀틱은 지난 조별 리그 1차전에서 FC 바르셀로나에 0-7로 졌다. 결코 강한 수비력을 가진 팀은 아니다. 셀틱이 수비적으로 물러났다면 오히려 맨시티의 파상 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대패했을 수도 있다. 셀틱의 수비력과 맨시티의 공격력을 생각하면 셀틱이 실점하지 않고 경기를 마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셀틱은 물러나는 대신 오히려 강한 전방 압박을 펼쳐 맨시티를 괴롭혔다.

셀틱은 전방 압박으로 2가지 효과를 얻었다. 첫째, 맨시티의 공격을 견제할 수 있었다. 셀틱은 전방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하며 맨시티의 후방 빌드업을 투박하게 만들었다. 아무리 맨시티라도 수비에서 부정확한 패스가 나오면 미드필드에서 안정적인 공격을 펼치기 어렵다. 수비에서 공이 투박하게 나오자 맨시티 공격의 날카로운 맛이 떨어졌다.

둘째, 셀틱이 빠른 역습을 펼칠 수 있었다. 높은 위치에서 상대를 압박하여 공을 뺏는 것은 곧 상대 골대와 가까운 위치에서 공격을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이다. 셀틱은 공을 뺏은 뒤 빠르게 역습을 펼쳤고 맨시티의 골문을 위협했다. 브랜든 로저스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스완지 시티와 리버풀을 지도할 때도 유기적인 패스에 기반을 둔 축구를 구사했다. 셀틱은 역습 때 간결한 패스로 맨시티의 수비를 제쳤다.

셀틱의 전방 압박이 효과를 발휘하자 맨시티는 경기 흐름을 뜻대로 이끌지 못했다. 셀틱이 앞서면 맨시티가 추격하는 양상이 이어졌다. 점유율은 맨시티가 높았지만 경기를 완전히 장악하진 못했다.

맨시티는 지난 24일 벌어진 2016-17시즌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스완지 시티와 경기에서 3-1로 승리했지만 전방 압박에 고전했다. 스완지 시티는 셀틱과 마찬가지로 전방부터 압박을 시도해 맨시티의 공격력을 떨어뜨릴 수 있었다. 후반 중반 이후 스완지 시티의 체력이 떨어지지 않았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 최근 맨시티는 전방 압박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후방 빌드업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하지만 맨시티는 상대 압박 아래에서 안정적 빌드업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맨시티를 상대할 팀들에 스완지 시티전과 셀틱전은 경기를 풀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맨시티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축구를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 전방 압박에 대처할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맨시티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린다. 맨시티가 조별 리그는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이지만 녹아웃 스테이지에 가면 본격적으로 강한 상대를 만난다. 그 가운데에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처럼 전방 압박에 능한 팀도 있다. 맨시티가 우승을 원한다면 전방 압박에 '멀미'하지 않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영상] 셀틱 vs 맨시티 골장면 ⓒ장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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