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이쯤 되면 체급을 탓할 수 없다. 마음가짐 문제가 아닐까.

존 리네커(26, 브라질)가 밴텀급에서도 계체를 통과하지 못했다. 1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포틀랜드 모다 센터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96 계체에서 136.5파운드(61.92kg)를 기록했다.

밴텀급의 한계 체중은 135파운드다. 체중계 오차를 고려해 1파운드 여유를 준다. 136파운드를 넘기지 않으면 된다. 그러나 리네커는 마지막까지 0.5파운드를 빼지 못했다.

상대 존 도슨(32, 미국)은 135파운드(61.23kg)를 딱 맞췄다. 리네커는 파이트머니 20%를 도슨에게 넘겨줘야 한다. 이 경기는 밴텀급이 아니라 136.5파운드 계약 체중으로 펼쳐진다.

리네커는 경량급에서 보기 힘든 돌주먹 파이터다. 옥타곤에서 11번 경기해 5번 (T)KO승을 거뒀다. UFC에서 KO율 45%다. 두 번 나오면 거의 한 번은 상대를 쓰러뜨린다.

그의 발목을 잡고 있는 건 몸무게다. 상대를 이겨도, 감량과 싸움에선 질 때가 잦았다. 2011년까지 브라질에서 밴텀급으로 뛰다가 2012년 UFC로 오면서 플라이급으로 체급을 낮추고 4번이나 계체를 통과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플라이급에서 쫓겨나다시피 해서 밴텀급으로 왔다.

▲ 존 리네커는 UFC에서 5번째 계체 통과에 실패했다.
밴텀급에서 3연승을 달렸다. 두 번은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 보너스를 받았다. 지난 7월 마이클 맥도널드를 2분 43초 만에 주먹으로 쓰러뜨려 타이틀 도전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이번에 또 체중계 위에서 고개를 숙였다. UFC 12번 계체에서 5번째다. 계체 실패율이 41.7%로 KO율과 비슷하다.

그래도 공개 계체에선 분위기가 좋았다. 도슨이 늘 그랬듯 양팔을 벌리고 밝게 웃자 리네커도 따라 하며 미소로 답했다. 두 선수는 악수하고 포옹했다.

코메인이벤트 라이트급 경기에 나서는 알렉스 올리베이라(28, 브라질)도 체중을 못 맞췄다. 161.5파운드(73.26kg)였다.

원래 웰터급에서 싸워 온 올리베이라는 지난해 3월 UFC에 진출하면서 라이트급 경기도 치르고 있다. 두 체급을 오가고 있는데, 최근 UFC 5경기에서 4경기를 170파운드로 맞추고 싸웠다. 웰터급 경기가 더 익숙해서였을까? 2011년 프로 데뷔 후 첫 번째 계체 실패다.

기미는 진작에 있었다. 상대 윌 브룩스(29, 미국)는 계체를 앞두고 사우나에서 찍은 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지금 사우나에 있다. 올리베이라가 5.5파운드 남은 걸 확인했다. 이봐, 친구. 이건 프로답지 못하잖아"라고 짜증냈다.

▲ 윌 브룩스(왼쪽)는 계체를 통과하지 못한 알렉스 올리베이라를 쳐다보지 않았다.
브룩스의 예감대로 올리베이라는 몸무게를 더 빼지 못했다. 올리베이라의 파이터머니 20%가 브룩스에게 간다. 둘의 맞대결은 161.5파운드 계약 체중 경기로 치러진다.

브룩스는 공개 계체에서 올리베이라를 프로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그와 마주 보지 않았다. 파이팅 포즈도 취하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관중을 향해 서 있었다.

또 한 명의 '계체 실패자'가 나왔다. 페더급 하크란 디아스(32, 브라질)가 한계 체중 146파운드에서 2.5파운드를 넘겼다. 2005년 데뷔하고 11년 만에 처음 계체를 통과하지 못했다.

3명의 파이터들이, 그것도 모두 브라질 파이터들이 한 대회에서 몸무게를 맞추지 못한 일은 이례적이다.

UFC 파이트 나이트 96은 2일(일요일) 낮 12시에 SPOTV, SPOTV+, 네이버 스포츠에서 생중계한다.

UFC 파이트 나이트 96 계체 결과

- 메인 카드

[136.5파운드 계약 체중] 존 리네커(136.5파운드/61.92kg) vs 존 도슨(135파운드/61.23kg)
[161.5파운드 계약 체중] 윌 브룩스(156파운드/70.76kg) vs 알렉스 올리베이라(161.5파운드/73.26kg)
[웰터급] 조슈아 버크먼(170파운드/77.11kg) vs 잭 오토(171파운드/77.56kg)
[플라이급] 루이스 스몰카(126파운드/57.15kg) vs 브랜든 모레노(126파운드/57.15kg)

- 언더 카드

[라이트헤비급] 루이스 엔리케 다 실바(206파운드/93.44kg) vs 요아킴 크리스텐센(205파운드/92.99kg)
[148.5파운드 계약 체중] 하크란 디아스(148.5파운드/67.36kg) vs 안드레 필리(146파운드/66.22kg)
[헤비급] 샤밀 압두라키모프(256파운드/116.12kg) vs 월트 해리스(254파운드/115.21kg)
[웰터급] 나카무라 게이타로(170.5파운드/77.38kg) vs 엘리제우 잘레스키 도스 산토스(171파운드/77.56kg)
[미들급] 네이트 마쿼트(186파운드/84.37kg) vs 탐단 맥크로리(185파운드/83.91kg)
[라이트헤비급] 조나단 윌슨(205파운드/92.99kg) vs 이온 쿠텔라바(206파운드/93.44kg)
[헤비급] 코디 이스트(261파운드/118.39kg) vs 커티스 블레이즈(265.5파운드/120.43kg)
[여성 밴텀급] 켈리 파숄츠(134.5파운드/61.01kg) vs 케틀린 비에이라(136파운드/61.69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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